군부 정권 6개월 만에 사망자 950여 명 달해
18개월 아이부터 90대까지 피해 연령 다양
병상 부족하고 코로나 감염 시신 태워
의료용 산소 부족…인명 피해 더 늘어날 듯
18개월 아이부터 90대까지 피해 연령 다양
병상 부족하고 코로나 감염 시신 태워
의료용 산소 부족…인명 피해 더 늘어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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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정권을 잡은지 약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숨진 시민들은 꾸준히 늘어나 어느새 1천명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군부는 지난해 11월에 치른 총선이 부정선거라며 1년간의 비상사태를 지난 2월 선포했습니다. 이에 반발한 현지 시민들이 평화 시위를 벌이자, 군부는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폭행하거나 총을 쏘는 등 강경진압에 나섰죠.
인명피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달 30일 기준 939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했는데요. AAPP는 올해 2월 1일 군부 정권 이후 한 달 만에 약 500여 명에 가까운 현지인들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집에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5442명 이상에 달하는데요. 사망자 수는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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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PP는 숨진 이들을 대상으로 성별, 나이, 사건일시 등을 취합해 자료를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피해 연령대는 1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하고 심지어 18개월 아이도 있을 정도입니다.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시민들 또한 있죠.
이들이 세상을 떠난 이유는 군부로부터 총에 맞거나, 고문을 당하면섭니다. 또 군부 차에 치어 숨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 7일 양곤 시내에서 젊은이들이 현지 군경들에 의해 구타를 당하고 있는 모습이 현지 한 프리랜서 기자로부터 공개됐다. 트위터 캡처 |
지난 3월 7일 양곤 시내에서 젊은이들이 현지 군경들에 의해 구타를 당하고 있는 모습이 현지 한 프리랜서 기자로부터 공개됐다. 트위터 캡처
실제로 현지 시민들을 강경진압하는 군부의 영상이 온라인 상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을 무차별로 폭행하고 실탄을 쏘는 등의 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된 것이죠.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시민들은 결국 평화시위 대신 무장투쟁에 나서게 됩니다. 승려마저 총을 들게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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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천명 확진…'산소' 구하러 다니는 시민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현지 국가 방역 체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앞서 군부는 아웅산 수지 정부의 백신접종 계획을 백지화하고 러시아 또는 중국으로부터 백신을 수입한다는 계획이었는데요. 변이 바이러스는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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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미얀마 일일 확진자는 30일 기준 5127명에 달합니다. 사망자 수도 하루 200명을 넘고 있죠. 특히 6월 말부터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군부는 지역 봉쇄 및 공휴일을 선포하며 맞서고 있지만, 진정세로 접어들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입니다. 군부에 반발한 수천명의 의료진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한데다가 병상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죠.
군부는 환자를 더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사병 뿐 아니라 고위 장성과 사령관들도 감염된 데 이어 경찰 간부들도 집단 감염에 걸리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사실상 병원에 입원하는 게 불가능한 시민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집에서 약 또는 의료용 산소를 이용해 버틸뿐입니다.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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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군부가 산소통을 코로나19 치료센터에만 팔고 개인 판매를 금지한 것입니다. 군부는 병원의 허가증을 부착한 차량이 아니면 산소통도 운반하지 못하도록 했죠.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에는 산소통을 구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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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 장애인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산소통을 가져가는 영상이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는데요. 또 다른 영상을 보면 산소를 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현지 시민들의 모습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현지 시민들은 집에 노란색과 하얀색 깃발을 내걸며 SNS 상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노란색 깃발은 코로나19 환자들의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뜻이고 흰색 깃발은 '식료품'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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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캡처
이렇듯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빠르게 늘다보니 화장터도 포화 상태입니다.
양곤의 한 공동묘지 옆에 마련된 화장터에는 화장을 기다리는 시신들로 대기줄이 생겼습니다. 현지 구호단체 관계자는 "이들 모두 의료용 산소를 구하지 못해 숨졌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톰 앤드루 UN(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대표는 28일(현지시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가 슈퍼 전파국이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미얀마는 델파 변이 및 다른 형태의 질병으로 인해 코로나19의 슈퍼 전파국이 되고 있다. 극도로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있다"며 "미얀마 인근 국가(중국, 러시아, 인도)에 세계 인구 약 3분의 1이 살고 있는데 국제 사회가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군정, 아웅산 수지 또 기소…3개 도시서 동시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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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시점에도 군부는 수지 고문의 옥죄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지 고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제2의 도시 만델레이에서 4개의 범죄혐의로 추가 기소됐습니다.
수지 고문의 변호인인 민 민 소는 이날 "정확히 무슨 혐의로 기소됐는지 정보를 거의 갖고 있지 않다"며 "4개 혐의 부패 관련 내용이 추가된 것만 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수지 고문은 앞으로 3개 지역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앞서 수지 고문은 수도 네피도의 법정에서 불법 수입한 무전기를 소지하고 사용한 혐의와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양곤에서는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까지 받고 있습니다. 유죄 확정시 최대 징역 14년이 선고되죠.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 대변인 에리 카네코가 "우리는 윈 민 미얀마 대통령과 아웅산 수지 여사를 포함해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구금된 모든 사람들의 석방을 거듭 촉구한다"며 "우리는 군부가 사람들을 임의로 체포하고 폭력과 협박을 가하는 것에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만, 수지 고문이 석방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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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헙법상 군부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군부가 동의하지 않는 한 개헌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데다가, 군 총사령관의 3개 부처 장관 지명에 대한 권한도 군부에 있습니다.
'직계가족이나 배우자 중 외국인이 있으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다'는 규정 또한 있습니다. 수지 고문 대신 민주화 투쟁 동지인 틴초가 출마해 대통령이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에 맞서 수지 고문이 군부의 의석수를 단계전으로 축소하려는 개헌안을 마련하려고 하자, 군부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수지 정부가 지난 2015년 총선에 이어 2020년 11월 총선에서도 압승을 거두자, 군부는 부정선거를 내세우며 1년 후 새로운 총선을 실시하겠다며 정권을 잡았습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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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연합뉴스
미첼 바첼레트 UN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7일 미얀마 군부 압박을 위해 국제사회가 단합해야 한다며 공조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미국과 영국도 국영 미얀마 보석회사(MGE)를 군부의 주요 자금줄로 규정하고 제재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정 반대의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미얀마의 민주적 정권교체 과정의 우여곡절은 본질적으로 미얀마 내부 문제"라며 "군부에 대한 부적절한 제재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도 군부를 옹호하는 입장입니다.
국제사회 입장이 엇갈리는 사이에 현지 시민들의 인명피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봄은 언제쯤 돌아올까요? 여전히 거리는 싸늘하고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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