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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올림픽 축구] 3년을 기다려 터진 '왼발'...올림픽이 준 건 메달 아닌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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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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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이동경의 투지와 빛나는 왼발은 결국 눈물로 돌아왔다. 3년간 준비해 온 이동경에게 돌아온 보상은 안타깝게도 메달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31일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 멕시코전에 3-6 대패를 당했다. 수비 집중력이 무너진 대표팀은 전, 후반 각각 3골씩 허용하며 참사를 막지 못했다.

수비가 무너진 대표팀은 중요한 순간 이동경의 왼발에 의존했다. 0-1로 뒤지던 전반 20분 김진규가 돌파에 이어 이동경에게 패스를 내줬고 이동경은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동점 골을 만들었다. 그는 세레머니로 다시 한번 여자친구에게 하트를 날리며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동점을 만들고도 대표팀은 수비 불안에 결국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끌려갔고 후반을 맞이했다. 권창훈과 엄원상, 원두재를 교체 투입한 대표팀은 후반 6분, 다시 이동경의 왼발이 터지며 추격했다. 혼전 상황에서 박스 안에서 강력한 왼발 슛을 터뜨린 이동경은 추격 골을 터뜨린 뒤 검지 손가락 하나를 치켜들며 '한 골이면 된다'는 듯 동료들에게 분발하자고 주문했다.

한 골만 더 따라가면 동점인 상황에서 대표팀은 후반 9분 아쉽게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 실점을 허용하며 심리적으로 무너졌고 이후에 내리 3골을 더 허용했다. 후반 추가시간 46분에 황의조가 만회 골을 넣었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경기가 끝나고 이동경은 결국 8강에서 끝났다는 아쉬움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김학범 감독이 다가와 그를 위로했지만, 이동경의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이날 환상적인 두 번째 골을 넣었던 상대 미드필더 루이스 로모까지 그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이동경에게 이번 도쿄올림픽은 더욱더 남다른 의미를 지녔다. 본인의 별명인 '도쿄리'처럼 동경(東京,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려 연령별 대표팀에 합류해 활약할 때부터 그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대회 전 출사표에서 "나 이동경, 동경에서 금메달 목에 걸고 오겠다"고 말했던 의지만큼 그는 토너먼트에서 강력한 왼발을 선보였다.

여러 의미로 이동경에게는 이번 경기가 자신의 인생 경기가 됐다. 이동경은 지난 2018년 6월부터 U23 대표팀에 차출돼 2020년 1월에 열린 AFC U-23 챔피언십에서 맹활약하며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기여했고 코로나19로 1년의 휴식을 더 가진 뒤 바라고 바랐던 이 무대에 섰다. 악수 거부 논란을 거치며 반성과 성숙의 시간을 가진 그는 8강전에서 강호를 상대로 분전을 했지만 끝내 올림픽은 그에게 메달 대신 눈물이라는 아픔을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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