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박지원의 '말(言)'을 보면 남북관계가 보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박지원 지난 6월 "남북 의미있는 소통"언급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성사 주역

헤럴드경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수차례 교환한 친서 합의를 통해 남북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 청와대는 남북간의 협의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두 정상이 친서를 교환하기까지, 그리고 남북이 같은 시각 남북통신연락선 복원사실을 발표하기까지. 남북이 수차례 물밑 접촉을 했었을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하지만 징후는 분명히 있었다. 박지원 국정원장의 행적과 말을 통해서다. 박 원장은 김대중 정부 당시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박지원 남북관계 개선 암시하고, 교황 방북 추진 밝혀="남북간 최근 의미 있는 소통이 이뤄졌다."

박 원장이 지난 6월 9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보고했다. 박 원장이 언급한 '남북간 의미 있는 소통'이 남북정상이 교환한 친서일 가능성이 크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남북 양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면서 남북 간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단절되었던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한미정상회담 직후인 5월26일부터 6월1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만나 미국의 대북 제재 등과 관련해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고 오기 위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의 교황 방북 추진에도 박 원장의 그림자가 있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 신문은 지난 9일 결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교황이 회복중에도 방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2일에는 문 대통령이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돼 바티칸 출국을 앞둔 유흥식 대주교를 접견했다. 두 사람은 1시간이 넘도록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두 사람의 대화중 교황의 쾌유를 비는 문 대통령의 언급만 공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유 대주교가 임명된 직후 친서를 보내 한반도평화를 위한 역할을 주문한 만큼 면담 중 교황의 방북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유 대주교는 바티칸 출국전인 지난 27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교황께서 (방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시다”며 “지금 어느 시대보다 교황 방북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이탈리아 언론의 보도와, 유 대주교의 발언에 앞서 박 원장의 말이 있었다. 박 원장은 지난 5일 전남 목포시 산정동성당에서 열린 준대성전 지정 감사 미사에 참석해 “오늘 김희중 대주교와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사를 만나 교황께서 평양을 방문하도록 요청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남북통신연락선 복원과 함께 교황 방북 추진에도 국정원 라인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방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초청장이 필수적인데, 이 역시도 물밑 협상 과정에서 논의됐을 수 있다.

▶문 대통령 악연에도 박 원장 발탁…남북관계 개선 적임자 판단=사실 문 대통령과 박 원장은 악연이 있다. 박 원장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친노패권주의'라고 비판했고, "무능하고 비열하다"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결국 박 원장은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전 대표가 만든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아침마다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해서 '문모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악연에도 문 대통령은 박 원장을 국정원장으로 발탁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중단된 남북간 대화를 재개시킬 인물로 평가 받은 것이다. 청와대는 국정원장 내정 사실을 알리며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는 등 북한 전문성이 높다"고 했다. 박 원장도 취임사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물꼬를 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