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2달 사망 4629명”…실제는 하루 천명 넘을 듯
28일 미얀마 양곤의 한 산소충전소에 시민들이 산소를 얻기 위해 줄 서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가 코로나19 슈퍼 전파국이 될 수 있다고 유엔(UN) 미얀마 인권 특별대표가 경고했다.
톰 앤드루 특별대표는 28일(현지시각) <가디언>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미얀마의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분쟁을 중단시키는 등 국제 사회의 개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앤드루 특별대표는 “미얀마는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슈퍼 전파국이 되고 있다”며 “미얀마 주변에는 (중국, 인도 등)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특별대표는 “미얀마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불분명하다”며 기자들과 의사들이 미얀마 군부의 표적이 되면서 코로나 사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공공 의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고, 일부 인터넷 언론을 제외한 민간 언론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미얀마 보건체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4629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 수치는 매우 과소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 최대 도시 양곤의 화장장에는 이달 중순 이후 하루 1천구 이상의 시신이 운반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 <이라와디>가 전했다.
앤드루 특별대표는 양곤에 3개의 줄이 있다고 했다. “이전에는 은행의 자동인출기(ATM) 앞에 줄을 섰는데, 이제는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산소 공급기 앞에 줄을 선다. 그리고 화장장과 병동 앞에 줄을 선다”며 “사람들은 산소를 얻기 위해 줄을 서는데, 군경은 이들에게 총격을 가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산소 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이달 중순 민간에 별도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얀마 전역에서 산소와 의료 장비, 약품 부족이 심각하다. 주민들은 음식과 약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집 앞에 노란색과 흰색 깃발을 내걸고 있고, 소셜미디어에는 구조 요청과 사망 공지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 2월 유엔 안보리는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할 수 있도록 미얀마 모든 주에서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앤드루 특별대표는 유명무실해진 이 결의안이 재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제기구들이 미얀마에 더 큰 원조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미얀마 군부의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28일 ‘국제 사회 협력 강화를 위한 협조 회의’에 참석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우호적 국가들’과 협력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앤드루 특별대표는 국제행동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국민들은 국제사회가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희망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한겨레 서포터즈 벗이 궁금하시다면? ‘클릭’‘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