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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급한 불 끄자" 은행 문 두드리는 자영업자들…'코로나 시국' 빚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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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출 13% 증가할 동안 자영업자 대출 20% 가까이 급증

민간금융 자금수요 확대에도 정책대출 공급 더뎌…정책손질 절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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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문을 두드리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추경을 통해 마련해놓은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도 높은 문턱 속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체감 가능한 정책적 지원을 위한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02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9년 12월 말보다 153조1000억원(17.6%) 증가한 수준이다.

업종 별로는 대기업 대출이 1년반 만에 152조3000억원에서 173조1000억원으로 20조8000억원(13.7%) 늘었고 717조원 수준이던 중소기업 대출 역시 849조원으로 132조원(18.5%)가량 확대됐다. 여기에 중소기업에 포함된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은행대출은 20%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자영업자 은행대출 잔액은 올 들어 사상 처음 40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 충격 직전인 작년 2월 342조2000억원 수준이던 대출잔액은 올해 2월 392조6000억원으로 1년 만에 50조4000억원이 불어났다. 이후 지난 5월에는 402조2000억원으로 400조원을 첫 돌파했고 6월에도 405조4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자영업자들은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비은행으로 향하게 된다.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비은행권 대출 비중 역시 은행(66%)에 이어 33% 이상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추산된다.

자영업자들의 이 같은 어려움은 수차례 반복된 코로나 대유행 속 예견된 부분이 적지 않다. 잇단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저녁 영업이 '셧다운' 되는 등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임대료나 운영비용 등을 빚을 통해 간신히 메꾸는 형국이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6명이 휴폐업을 고민 중이라는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자영업자 대상 정책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부터 공급 중인 ‘2차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10조원 규모로 공급되고 있지만 1년이 넘은 6월 현재까지 목표금액 가운데 3조원 이상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앞서 1차 프로그램 당시 각 은행 영업점마다 신청 인원이 몰렸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민간 금융기관인 은행에서는 자금 수요가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2차 정책자금 재원 소진이 더딘 배경은 그만큼 실수요자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청 대상이 제한적인 데다 대출 조건도 1차 때보다 엄격해졌고 보증 심사 과정에서 신용등급이 낮거나 연체 경력이 있는 신청자는 제외한 것도 부진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역시 이 같은 소상공인 불만에 두 차례에 걸쳐 프로그램을 개편했지만 여전히 심사 절차 등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오는 9월 코로나 대출 기한 연장 등이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지원정책 손질이 필요하다는 데에 힘이 실린다. 한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대다수 소상공인들은 담보 여력이나 상환 여력이 심각하게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일부 고신용 자영업자가 아닌 저신용자도 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금융지원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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