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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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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볼트포럼 이사장 "亞식민주의 논쟁 중요…역사앞 숨기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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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한국일상문화 전시 희망…분단 등 무작위 경계선 초래 문제 관심"

아시아 박물관장 "전시품 유래 확인중…불법적 부분 있으면 반환 검토 가능"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하르트무트 도걸로 독일 훔볼트포럼 재단 이사장은 "독일이 지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의 식민주의 역사를 더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훔볼트포럼은 사실상 기억의 건축물로 식민주의와 제국주의 역사에 관한 논쟁은 우리에게 중요한 주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하르트무트 도걸로 독일 훔볼트포럼 재단 이사장. 2021.7.19


그는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독일의 식민지배는 아프리카에서 처음 이뤄졌지만, 아시아에서의 일은 독일 내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중국에서 의화단 운동은 다른 지역의 식민지배와 똑같이 중요하고, 우리 프로그램에서 큰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법 무술 단체에서 기원해 서구에서는 복서(Boxer)로 불리는 중국 의화단 운동은 청나라 말기인 1898년 일어난 반제국주의, 반기독교 운동이다. 의화단이 베이징에 진출해 외국공관을 포위 공격하자 독일, 영국, 미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 8개국이 연합군을 파병해 양쯔강 이북 지역을 점령했다. 연합군은 의화단을 색출한다는 명목하에 민간인을 학살하고, 황궁과 자금성 등에서 문화재와 은전 등을 약탈했다. 모두 1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걸로 이사장은 "독일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역사에 대해 자랑스러워할 이유가 적다는 것을 배웠지만, 역사 앞에서 숨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애국심은 우리가 영광스러운 역사가 있다는데 기반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나치 시대 관련 논쟁을 통해 식민주의를 어떻게 다루고 소화할지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식민주의 역사 반성'을 기치로 내건 독일 훔볼트포럼은 20일 6개 전시를 시작으로 문을 열었고, 한국전시관이 포함된 아시아미술관은 두 달 후인 9월 23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한국관의 규모는 60㎡에 불과해 일본관이나 중국관의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하다.

훔볼트포럼내 특별전시를 총괄하는 도걸로 이사장은 "우리는 소장품이 없기 때문에 현대미술, 조형예술이나 음악, 문학, 춤, 일상 문화, 음식, 옷 그리고 디자인 등을 다룬다"면서 "팬 문화나 패션·문화 코드 등 다양한 현상을 분석해 볼 수 있는 K팝이나 한국 일상 문화 등을 전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분단과 관련해서는 전쟁이나 식민지배 이후 외국군이 무작위로 그은 경계선에 의해 얼마나 많은 분쟁과 차이가 발생하고 관계가 파괴되는지 보여주는 것은 훔볼트포럼이 관심 있는 주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라스 크리스티안 코흐 국립 아시아·민속학 박물관장. 2021.7.19


라스 크리스티안 코흐 국립 아시아·민속학 박물관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미술관내 한국관 외에도 민속박물관에서 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군으로 참전했다가 독일군에 붙잡힌 한국인 포로들이 수용소에서 부른 망향가 등 음향자료 45종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현지공관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 한국이 앞으로 전시공간 규모는 아니더라도 내용이나 대상 측면에서 더 강하게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흐 관장은 "앞으로는 유물뿐만 아니라 판소리 같은 공연예술이나 물질문화 등으로 전시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라며 "한국은 이 부문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4곳의 연구실에서 50만점에 달하는 아시아 미술관과 민속학 박물관 소장품의 유래를 조사중이라며 취득과정에서 불법적인 부분이 있었으면 반환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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