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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강훈, "장기도 기증, 봐달라"...2심도 30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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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이 지난해 4월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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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인 26세 조주빈과 공모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촬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대화명 ‘부따’ 20세 강훈에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공판에서 밝힌 구형 의견에서 검찰은 “강훈은 성착취물 유포·제작 범죄집단 박사방 조직에서 조주빈을 도와 2인자 자리에 있던 사람으로 전무후무한 성폭력 집단을 만들고 조주빈과 일체돼 해당 사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강훈은 죄의식 없이 조주빈이 박사방에서 유포하는 것을 돕고 성착취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피해자를 모욕·희롱했다”며 “강훈과 조주빈은 피해자를 물건 취급하며 충격적인 범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훈은 박사방 2인자인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친구들에게 비슷한 사이트를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며 “강훈이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책임 회피하는 것을 고려하면 중형 구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20일 강훈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한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문광섭)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된 강훈에게 1심에서와 같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또한 전자장치 부착 15년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10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신상정보 공개 고지 명령 등도 요청했다.

이에 강훈은 최후진술을 통해 “피해자와 가족들을 생각하면 죄송스러워 가슴이 턱 막히고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제 형 집행으로 티끌만큼이라도 분노의 감정이 사라지길 바란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잘못된 성적 호기심에 흔들려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외면했던 제 자신이 너무나도 후회스럽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사랑으로 꾸짖어주시는 부모님께 죄송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내가 왜 그런 짓을 했을까 제 자신을 원망하고 또 원망한다”며 “아무리 후회하고 스스로 원망해도 이미 엎지른 물이기에 제 죄를 어떻게 씻을지 매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기증 서약을 하기도 했고, 매일 땀 흘리며 봉사하고 있다”며 “지은 죄가 가볍지 않아 처벌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반성하며 앞날을 고민하는 점을 가엾게 봐달라. 죗값을 치르고 사회로 돌아가면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강훈 측 변호인은 “박사방을 범죄집단으로 보기 부족하다”며 “인적사항이 노출돼 조주빈의 지시를 따라야만 했던 강훈의 입장, 강훈이 조주빈 검거에 많은 도움을 준 점 등을 살펴봐달라”고 밝혔다.

한편 강훈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26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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