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 착취 단체대화방인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의 주요 공범 혐의를 받는 강훈(18·대화명 부따)이 지난해 4월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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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어려 사회에 기여할 부분 많다" 호소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공모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부따' 강훈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강 씨 측은 애초 모범적인 학생이었고, 장기기증을 결정할 정도로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문광섭·박영욱·황성미 부장판사)는 20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를 받는 강 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피고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구형과 같은 징역 30년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전자장치 부착 15년, 10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명령도 함께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강 씨 측 변호인은 최종변론에서 "이 사건으로 많은 피해를 본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있다. 죄송하다"면서도 "조 씨는 사건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피고인에게 일을 시키기 편해서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조 씨에게 받은 금액도 교통비에 불과해 2인자로서 범죄 수익을 나눠 가졌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사방이 범죄집단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범죄집단이 만들어지려면 구성원끼리 이익을 향유해야 하는데 조 씨는 박사방 관계자들과 수익을 나눈 적 없다"며 "관련 기록에 따르면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하는데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더 많은 이용자를 모으기 위해 폐쇄도 반복하는 등 통솔 체계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모범적인 학생이었던 점, 범죄사실을 자백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장기기증을 선택할 정도로 반성하고 있는 점, 어린 나이로 사회에 기여할 부분이 많은 점을 살펴달라"고 강조했다.
또 "변호인으로서 느낀 점이 있는데 지금 인터넷상에서 많은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 미성년자도 너무 쉽게 범죄자·피해자가 된다"며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다신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 씨는 최후진술에서 "성적 호기심에 어리석은 행위를 저질러 피해자와 가족에게 회복되기 어려운 상처를 준 걸 생각하면 죄송스러워 가슴이 턱 막힌다. 하루하루 눈물의 시간을 보내며 참회하고 있다"며 "너무 후회스럽고 피해자들께 당장 무릎 꿇고 사죄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지은 죄는 가볍지 않아 처벌받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반성하며 앞날을 고민하는 점을 가엾게 봐달라"고 호소했다.
강 씨는 2019년 9~11월 조 씨와 공모해 아동·청소년 7명 등 여성 18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텔레그램에서 판매·배포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 됐다.
1심은 강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 동안 신상정보 공개 고지, 5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검찰이 요청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강 씨와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 재판 절차를 밟게 됐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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