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늘어난 자영업자 지원…25만원씩 전국민 주려면 나랏빚 늘려야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유선일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서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리는 데 합의했다. 대신 신용카드 초과사용액의 10%를 돌려주는 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과 국채 조기상환 예산은 줄어들거나 사라질 공산이 커졌다.

문제는 여당의 당론대로 재난지원금 대상을 종전 소득하위 80%에서 100%로 늘리고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려면 당초 추경 예산으론 돈이 모자라다는 점이다. 이 경우 추경 증액과 적자국채 추가 발행이 필요한데, 정부의 찬성없이는 불가능한 예산 증액이 결국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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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3000만원까지 늘어난 소상공인 지원금, 누가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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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기획재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21일 이틀동안 소위원회를 열어 2차 추경안 본 심사를 진행한다. 예결위는 지난 16일까지 각 상임위에서 예비심사를 마친 예산안을 심사한 뒤 도출한 예산안을 본회의에 올린다. 여야는 오는 23일 본회의 표결을 목표로 예산안을 심사할 계획이다.

예산 심사에 앞두고 당정은 당정은 이날 오전 고위당정 회의를 열고 소상공인 지원과 손실보상 예산 확대에 합의했다. 당정 합의에 따라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은 1인당 최대 지원규모가 9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나고 손실보상 예산도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수정 의견될 추경안에 따르면 이들 두 사업에서만 3조5300억원의 예산이 증액된다.

희망회복자금은 매출액과 방역조치 수준·기간 등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최대치인 3000만원을 받으려면 '연매출이 6억원 이상'과 '장기간 집합금지 조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여행업 등 경영위기업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매출액 감소 수준에 따라 '40% 이상 감소'와 '20~40% 감소'로 나눠 희망회복자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는데, 여기에 '60% 이상 감소'과 '10~20% 감소' 구간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희망회복자금 추경예산은 정부안 2조1454억원에서 5조754억원으로 2조9300억원이 증액되고, 여기에 기정예산 1조1000억원을 더해 총 6조1754억원을 투입한다.

7월 이후 시행된 집합금지·제한조치를 적용받은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 예산은 6229억원에서 1조2229억원으로 증액됐다. 코로나19(COVID-19) 4차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 강화로 손실보상 소요 예산이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추경 예산보다 손실보상 규모보다 더 클 경우에는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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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재난지원금 대상, 전국민으로 확대"...정부 "원안 유지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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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여당은 당초 33조원 수준인 추경 규모를 늘려 전국민에 재난지원금을 준다는 계획인 반면 재정당국은 원안대로 소득하위 80%에만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신용카드 캐시백과 국채 조기상환 예산을 없애거나 줄이더라도 전체 추경안의 범위를 넘어서진 않겠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2차 추경안에 2분기 대비 8~10월 증가한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해 10% 캐시백을 주는 예산으로 1조1000억원, 국채 조기상환 예산 2조원을 담았다. 그러나 당정의 소상공인 지원 확대 합의로 약 3조5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게 됐다. 결국 신용카드 캐시백 사업과 국채 조기상황을 모두 포기해도 예산이 모자라는 셈이다.

만약 여기에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까지 전 국민으로 확대하고 1인당 지급 금액을 25만원으로 유지한다면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진다. 전국민 5182만명에게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약 13조원이 필요하다. 지급 대상을 소득하위 80%로 보고 정부가 산정한 예산보다 2조6000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같은 추경 증액은 실현이 불가능하다. 헌법 제57조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의 동의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

기재부는 추가 적자국채 발행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 전체 예산의 확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최대한 정부의 원안 취지를 설명하고 가급적 유지하는 것을 목표 삼고 있다"고 답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정부의 추경틀이 견지되도록 하되 방역수준이 강화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소상공인 피해지원 보강, 방역지원 확대에 대해 점검·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소상공인 예산 확대는 받아들이지만 사실상 추경 전체 예산 확대는 현재로선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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