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 비상]
25개 검문소에 27개 중대 투입
차량 일일이 붙잡아 ‘귀가’ 경고
8·15집회땐 휴대전화 위치조회
경찰, 최근 민노총 참가자엔 안해
자영업자 비대위 ‘전광판 차량’ 가로막은 경찰 - 지난 14일 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대위의 기자회견을 위한 전광판 트럭이 경찰에 가로막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22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자영업자비대위는 이날 밤 11시 30분쯤 기자 회견을 갖고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차량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서울 도심에 25개 검문소를 설치하고, 27개 중대 경력을 투입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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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의 거리 시위는 경찰의 강력한 통제에 막혀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생업(生業)을 놓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식당·카페 등 가게를 밤 10시까지 운영한 뒤, 14일 밤 11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 모여 ‘1인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이어 차 500여 대를 동원해 광화문 일대에서 ‘1인 차량 시위’를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서울 도심에 검문소를 25개 설치하고, 27중대 규모의 경력(警力)을 투입해 이들의 집결을 막았다. 기자회견 장소로 향하던 ‘전광판 트럭’을 경찰이 가로막아 회견도 30분가량 지연됐다. 곳곳에서 “이게 왜 불법이냐”는 자영업자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경찰은 이들과 승강이 끝에 ‘순수하고 평화로운 1인 기자회견에 한해 허용하겠다’고 통보했다. 당초 자영업자 7명이 하나씩 돌아가며 발언할 예정이었지만, 자영업자 비대위 김기홍 대표와 자영업자 출신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만 발언하고 회견은 20분 만에 끝났다.
15일 자정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경찰이 자영업자 차량 시위 참가자들에게 해산을 촉구하고 있다. 2021. 7. 15 / 장련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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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차량 시위’도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경찰이 주요 길목을 통제하자, 비대위 측은 당초 차량 시위를 하려던 광화문 대신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로 장소를 바꿨다. 오후 11시 30분쯤 여의도에 모여있던 자영업자 차량 700여 대 가운데 400대가량이 시위 장소로 향했지만, 경찰 검문에 가로막혀 실제 도착한 것은 150여 대뿐이었다. 자영업자들은 2차선 도로 중 인도 쪽에 붙어 비상등을 켠 채 줄지어 이동했다. 경찰은 차량을 일일이 붙잡아 세우며 차 번호와 탑승 인원 등을 확인했고, ‘자진 귀가하라'고 경고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민노총 8000명 집회 때와 대응이 너무 다른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민노총 집회가 열린 지난 3일 새로운 코로나 확진자는 743명으로 당시 토요일 기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가 거리 두기 4단계 시행 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거리에 8000여 명이 뒤엉킨 집회는 제대로 해산하지 않았으면서, 1명씩 차량에 탑승해 감염·전파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1인 차량 시위’는 적극적으로 막았다는 것이다.
민노총 집회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소극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은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경찰 등에 문의한 결과, 당국이 지난 3일 민노총의 광화문 집회 참가자에 대해선 통신 정보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수 성향 단체들이 주최한 8·15 광화문 집회(주최 측 추산 1만명) 당시 정부가 통신사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조회해 참석자를 파악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한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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