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대표, 탱자 대표”… 이준석 비꼬는 與

더불어민주당은 13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논란으로 내부 반발에 부딪히자, 이 대표를 “100분 대표”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가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만나 합의한 지 100여분 만에 국민의힘 내부 비판에 부딪혀 합의를 뒤집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자기 당 송 대표에 대해서는 “정치적 반전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이준석 대표는 100분 만에 말을 뒤집는 ’100분 대표' ‘탱자 대표’가 되려는 것인가”라면서 “우리 당의 송영길 대표를 만나 귤 맛을 뽐내던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더니 100분 만에 귤 맛을 잃고 탱자가 됐다”고 했다. 이 대표가 당 내부 반발에 합의를 번복한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취지다. 당 최고위원들도 이 대표를 비판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대표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국민을 생각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가 취임 당시 임재범의 노래 가사 ‘너를 위해’에 빗대 취임사를 했던 것을 비꼰 것이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똥볼’을 찼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대선 주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국민의힘은 국민을 3차례나 혼란에 빠뜨렸다”며 “낮에는 재난지원금을 선거용 매표 행위라고 비난하더니, 저녁에는 당대표가 전 국민 지급을 합의했고, 100분 후에는 그것을 뒤집었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여야 합의는 정치의 시작과 끝인데 약속이 언제든 깨질 수 있다면 정치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대선 경선 연기, 재난지원금 문제를 두고 리더십 위기를 겪던 송 대표가 이번 합의를 통해 정치적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앞으로 추경 협상 중 야당이 반발하더라도 ‘이준석 합의’를 앞세우면 야당이 무작정 반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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