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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살인의 추억' 진범 이춘재, 영화 재미없어 했다더라" [2021 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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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봉준호 감독이 7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 5층 뷔뉘엘 홀에서 열린 본인의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에서 한 프랑스 영화 꿈나무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1.07.0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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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영화 '살인의 추억'과 관련한 비화를 들려줬다. 또 그는 영화의 모티브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특정되던 날을 회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7일(현지시간) 제74회 칸 국제영화제가 개최된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 뷔뉘엘 홀에서 열린 본인의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에서 사회자 카롤린 비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봉준호 감독은 먼저 '살인의 추억'을 연출하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실제 사건은 1980년대 말에 한국 군사독재가 끝나지 않았을 시점에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인데 이걸 영구미제사건이라 그랬다"며 "영원히 범인을 모르는 상태로 끝나버렸고 그런 상태에 2002년도에 범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살인의 추억'의 모티브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지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 태안읍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살사건으로 10명의 피해자가 5년간 엽기적인 방식으로 살해됐던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꼽힌다. 이후 지난 2019년 9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특정돼 '살인의 추억'도 재조명된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은 "1986년에 첫 사건이 나왔고 2003년에 영화가 개봉해서 17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영화가 2002년에 찍고 2003년에 개봉하고 2019년에 범인이 잡혔는데 또 한 16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기묘하다"고 곱씹었다. 그러면서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그 기사가 나온 날 저도 마음이 심적으로 복잡했다"고 회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진범 이춘재의 얼굴을 본 심경도 전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쓸 때 그 사람의 실제 얼굴을 보고 싶었었다"며 "이런 끔찍한, 이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눈과 어떤 눈빛을 가진 사람일까"라면서 "영화에도 그 범인의 얼굴에 관한 얘기가 계속 나온다. 그 얼굴을 마침내 2019년에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해, 그 해에 보게 된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 봉준호 감독은 영어로도 답변을 전했다. 그는 "실제로 스크린 라이팅을 하는 동안 나의 기억 속에 살인자는 매우 강한 존재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다시 한국어로 봉 감독은 "(진범을) 계속 생각했다, 꿈에도 나오고 그랬다"며 "만일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급한 것부터 해야 할 질문 리스트를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그때는 워낙 심하게 사로잡혀 있었다"면서도 "그 자가 지금 한국 감옥에 있는데 만나보고 싶은 생각도 잠깐 했는데, 만나보고 싶진 않더라"고 고백했다.

이춘재가 '살인의 추억'을 봤다는 말도 언급했다. 그는 "여러 가지 루머들이 있었다. '감옥에서 영화를 세 번 봤다'는 등의 이야기"라며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그러는데, 최근에 경찰에서 말한 걸 보면 영화를 봤는데 별 관심 없고 재미없었다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또 봉준호 감독은 "하지만 2002년도에 저희가 영화를 찍을 때 저나 스태프나 그런 얘기를 했다, '이거 만약 개봉하면 그 사람이 극장에 와서 볼 수도 있는 거 아니냐' 했는데 그게 되게 좀 무섭기도 하고 찜찜하기도 하고 그게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긴 했었다"고 토로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형사 박두만(송강호 분)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이유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그래서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얘기한 적이 있는데 영화 라스트신에 보면 송강호가 딱 본다"며 "일부러 그렇게 찍은 이유도 혹시 극장에서 범인이 와서 범인이 본다면 한 맺힌 형사와 범인이 눈이 마주치게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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