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7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 5층 뷔뉘엘 홀에서 열린 본인의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에서 사회자와 관객들의 질문을 듣고 대답하고 있다. 2021.07.0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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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칸 영화제를 깜짝 방문한 봉준호 감독이 "도마 위 생선이 된 기분이 드는 곳"이라며 칸 영화제 단골 초청 감독으로서 느껴온 점을 장난스럽게 표현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진행중인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의 랑데부 아베크 행사에서 "'괴물' 때 감독주간에 왔을 때 처음으로 칸 크로아제트 거리에 왔다, 그 후로 매번 새 영화를 발표할 때마다 칸에서 처음으로 프랑스와 세계의 관객들을 만났다"며 다시 한 번 칸 영화제에 오게 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칸 영화제는 가장 기쁘고 즐거운 곳이면서 동시에 굉장히 공포스러운 곳이다, 도마 위 생선이 된 기분이 드는 곳이기도 하다"면서 매년 출품작을 들고 칸 영화제에 오며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올해 여섯 명의 감독,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랑데부 아베크' 행사 참석을 위해 칸 영화제를 방문했다. 이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 외에도 조디 포스터, 맷 데이먼, 이자벨 위페르, 스티브 매퀸, 마르코 벨로치오 등이 참석했다. 앞서 봉 감독은 지난 6일(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칸 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개막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관객들의 다채로운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 시절에 봤던 영화나 감독이 된 계기, 가족들에 대해서도 여러 질문들이 나았다. 봉준호 감독은 권위적이지 않은 부모님 덕분에 반대 없이 영화 감독이 됐다며 "나를 포함해 4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어머니는 뭘 하든 자유롭게 하도록 하셨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셨던 아버지도 권위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봉 감독은 "아버지는 유머러스한 분이었다"며 "'마더'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를 보고 어머니가 기분이 좋지 않아하시더라, 그 영화가 개봉한지 12년이 지났는데 시사회 때 보셨는데 12년간 그 영화에 대해 한 마디도 안 하셨다, 서로간에 딱히 터부인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말하며 자신의 영화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을 전했다.
그러면서 "'기생충' 캐릭터는 남녀 할 것 없이 다 즐겁게 본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 어머니도 고층 아파트에 사신다, 어머니가 '우리 집은 지하실이 없어서 마음이 놓인다' 이런 얘기도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한편 칸영화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공식 초청작 발표로 대신했다. 이에 올해 2년여 만에 칸에서 다시 열리게 됐다. 제74회 칸 영화제는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12일간 열린다. 우리나라 영화는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지 못했지만, 한재림 감독의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이 비경쟁 부문,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가 올해 신설된 칸 프리미어 섹션에 초청을 받았다. 또한 시네파운데이션(La Sélection de la Cinéfondation)에 윤대원 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의 '매미'가 수상작으로서 상영을 진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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