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자동차용 램프에 적용되는 광학 시스템은 업체 간 기술 격차가 평준화돼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램프 제조사별 차별성이 없어지고 원가 절감에만 집중하는 기술 발전의 아쉬움이 있다. 제조사 대부분이 유사한 기술로 광학계를 구성하고 있어 기존에 적용되지 않았던 나노입자 등 신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광학 시스템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빛 에너지를 활용한 기술로 '상향변환'의 빛 연쇄증폭 반응을 적용하는 연구다. 이를 학술계에서는 높은 효율의 빛이 방출되는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하향변환의 반대되는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작은 에너지 빛이 들어가면 일반적으로 열 에너지 손실로 인해 그보다 더 작은 에너지가 나오게 된다. 기존 상향변환은 변환 효율이 낮기 때문에 상용화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톨륨 이온을 통해 나노입자 구조를 이룰 경우 작은 에너지 빛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그 작은 에너지 빛들이 나노입자 속에서 상호 결합돼 더 큰 에너지 형태로 방출하게 된다. 미국의 저명한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이 현상을 '상향변환 나노입자 광학 시스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광학 시스템을 적용하면 기존 물질 대비 40배 개선된 광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한 램프 기술 개발에 적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램프 외 다양한 자동차 기술에도 접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일부 자동차 루프에 태양광 전지판이 장착되는 경우가 있다. 적은 양의 빛으로도 큰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상향변환 나노입자 광학 시스템을 적용하면 태양광 전지판이 있는 차종의 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늘어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북미와 중국, 중동 등 하루 중 일조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주행거리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자율주행 자동차에 적용된 라이다 센서의 성능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라이다 센서는 900~1500㎚(나노미터) 대역의 근적외선을 활용하는데, 장파장의 빛을 흡수해 단파장으로 변환하는 특성을 활용하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인듐, 갈륨, 비소 등 비싸고 희귀한 원소도 대체할 수 있어 향후 라이다 센서의 데이터 검출을 더욱 용이하게 하고 최적화된 원가 도출도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이번에 소개한 기술의 상용화에는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산업 기술이 발전하고 빠른 개발 속도를 필요로 하는 자동자 산업의 요구에 따라 이른 시일 안에 해당 기술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정석호 현대모비스 램프선행양산기술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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