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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OPEC+, 사우디·UAE 대립으로 결렬···유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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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5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원유 증산과 감산안 조정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간의 이견이 불거지며 합의에 실패한 것이다.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유가는 치솟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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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OPEC 회원국과 비 OPEC 산유국 대표단에게 이번 제18차 OPEC+ 회의가 취소됐음을 알렸다. 다음 회의 날짜는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OPEC+의 이번 회의는 당초 지난 1일 하루 일정으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날까지 연기를 거듭해왔다. 내년 4월까지 이어가기로 한 하루 580만 배럴의 원유 감산을 내년말까지 연장하고, 8월에서 12월까지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의 원유를 증산할지 여부가 핵심 안건이었다. 회의에서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으나, UAE가 강하게 반대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OPEC+가 고심을 이어간 배경에는 코로나19 상황과 회원국들의 이해관계가 영향을 미쳤다. OPEC+는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원유 소비가 줄어들자 하루 1000만배럴씩의 감산을 결정한 바 있으며, 올해 1월부터 내년 4월까지는 580만배럴씩 감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강해지자 감산 기간 연장과 단계적인 증산 여부를 두고 산유국들 사이에 이견이 불거졌다.

사우디는 코로나19가 다시 악순환으로 접어들면 원유 수요도 줄어들 수 있으니 빠른 증산에는 신중해야 하며, 감산 연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반면 UAE 측은 증산부터 결의해야 하며, 감산안 연장은 추후 논의해도 된다는 입장이었다. UAE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했으나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UAE는 OPEC+가 감산 시한을 연장하려면 자국의 생산 할당량을 늘려달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사우디와 UAE의 갈등 이면에 외교적인 긴장 관계도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은 앞서 예멘 내전에 동참하며 군사·경제적으로 공조해왔으나, UAE가 2019년 예멘에서 철수하면서 동맹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UAE가 지난해 미국의 중재 하에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에 나선 것도 사우디와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회의가 결론없이 끝나면서 유가는 치솟았다. 북해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은 1.1% 올라 배럴당 77달러에 거래되며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전날보다 1.57% 상승한 배럴당 76.3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백악관은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은 OPEC+ 협상과 경제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OPEC+의 절충안 타결을 촉구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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