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다음 회의 일정 발표도 없이 회의 취소
사우디·러시아 주도 안에 UAE 반대하며 결렬
UAE “감산 규모 결정 생산 기준도 재검토해야”
유가 전쟁 발발 위험 우려…유가상승 따른 인플레 압박 위험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감산 연장과 점진적 증산 합의를 위한 5일(현지시간) 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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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감산 연장과 점진적 증산 합의를 위한 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비 OPEC을 대표하는 러시아가 제시한 안에 대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거부로 감산 합의가 불발되면서 새로운 ‘유가 전쟁’이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모하마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날 회의가 취소됐다고 밝히며 회원국들 사이에 합의된 다음 회의 일정도 내놓지 않았다.
이번 OPEC+ 회의는 원래 지난 1일 하루 일정으로 시작됐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OPEC+ 회원국들에게 8월에서 12월까지 매달 하루 40만배럴 가량의 원유를 증산하는 내용을 제안했고, 지난 2일 표결에 부쳤다. 또 기존 감산 계획을 내년 4월까지가 아닌 내년 말로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하지만, UAE가 해당 제안들에 대해 반대하며 합의 없이 2일 회의가 종료됐고 5일 예정됐던 화상회의도 2시간가량 지연된 후 아예 취소됐다.
OPEC+는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수요 감소에 대응해 하루 970만배럴 감산을 결정했다. 이후 2022년 4월까지 점진적으로 감산 규모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점진적 감산 완화로 현재 OPEC+의 감산 규모는 하루 580만배럴 규모다.
그동안 UAE는 2022년 말까지 감산 완화 합의 시한을 연장하려면 감산 규모를 결정하는 생산 기준도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 장관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우리에게 그것은 좋은 거래가 아니다”며 “UAE는 단기적인 증산은 지지할 의향이 있지만, 2022년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에는 더 좋은 조건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 결렬에는 사우디와 UAE 간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예멘 내전을 통해 금융·군사적 측면에서 공조했던 두 나라의 동맹에 최근 금이 가기 시작했다. UAE는 예멘에서 철군했고, 사우디는 UAE가 주도하는 관광 사업 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지난해 UAE는 이스라엘과 수교했지만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지 않았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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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정책 회의가 아무런 결론 없이 종료되며 새로운 유가 전쟁의 위험이 커졌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라크 금융 고문인 마자르 모하메드 살레는 이라크국영통신(IRA)에 “OPEC 산유국들 사이에 이해와 합의가 사라졌다”며 “유가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백악관도 OPEC+ 합의 불발로 인한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작용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려는 세계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 조속히 해결책을 찾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북해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은 1.1% 오른 배럴당 77달러에 거래되며 2018년 10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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