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서 한국 간판타자로 성장…프로야구 타격부문 상위권 점령
이정후 4연속 태극마크…강백호도 프리미어12에 이어 올림픽 가세
2017년 APBC 대만과의 경기에서 1타점 우월 3루타 친 이정후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과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타격 연습 때 관중 4만명이 운집한 도쿄돔이 크게 술렁거렸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막내 강백호(22·kt wiz)가 연신 뿜어내는 놀라운 타구에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큼지막한 파울 홈런은 도쿄돔 우측 벽 상단 쪽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대표팀의 후보 선수로 주로 대타로 출전하던 강백호는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딴 뒤 비교적 여유 있게 치른 이날 일본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안타 2개를 치고 3타점을 올렸다.
비록 8-10으로 한국은 졌지만, 일본프로야구 A급 투수들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는 강백호의 타격을 확인한 건 큰 소득이었다.
2019 프리미어12 일본전에서 2타점 적시타 친 강백호 |
강백호의 1년 선배인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는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유망주 발굴을 위해 한국과 일본, 대만의 만 23세 이하, 프로 3년 차 이하 선수들이 경합한 이 대회에서 이정후는 일본 도쿄돔 우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1타점 우월 3루타로 한국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이미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뛴 아버지 이종범 당시 대표팀 코치의 후광으로 일본 언론의 시건을 끈 이정후는 이 적시타 한 방으로 국제무대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후는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차례로 승선해 엘리트 코스를 밟아갔다.
이어 절친한 강백호와 함께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나란히 승선해 이젠 한국 야구의 기대주에서 간판으로 성장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신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현수(33·LG 트윈스)는 당시 프리미어12에서 이정후와 강백호의 활약상을 보고 "천재가 천재 행동을 했다"며 대견스러워했다.
강백호는 넘치는 파워를 뽐냈고, 이정후는 그 대회에서 타율 0.385를 쳐 대회 올스타팀에 선정됐다.
마운드의 높이가 현저히 낮아진 이번 대표팀에서 이정후와 강백호의 방망이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강백호는 3일 현재 프로야구 타격 1위(타율 0.398), 최다 안타 1위(101개), 출루율 1위(0.495), 타점 3위(57개)에 올라 최고의 시즌을 예약했다.
이정후도 변함없는 타격 솜씨로 타격 3위(타율 0.342), 최다 안타 3위(96개), 2루타 1위(29개)를 달린다.
이정후와 강백호 마침내 타격왕 놓고 정면승부 (CG) |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방망이로) 쳐야 이긴다'는 강한 소신을 지닌 대표적인 공격론자다.
어린 나이에도 2년 전 프리미어12에서 겁 없이 휘두른 둘에게 반했고, 타격으로 KBO리그를 올해 평정하자 이정후와 강백호를 의심의 여지 없이 대표로 발탁했다.
프로 5년 내내 타율 3할 이상을 치는 이정후는 꾸준하다. 강백호는 볼 카운트에 따라 타격을 달리할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은 마운드보다는 방망이의 힘으로 일본, 미국과 일전을 대비해야 한다.
숱한 국제대회에서 강력한 한 방으로 한국을 구해낸 '8회의 사나이' 이승엽(은퇴)도, 2015 프리미어12에서 역전 2타점 결승타를 날려 일본을 무너뜨린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도 이번 대표팀엔 없다.
그러나 2017년(이정후), 2018년(강백호) 프로야구 신인상을 받고 한국 타선의 얼굴로 자리매김한 이정후와 강백호가 있다.
난세에 영웅의 출현을 기다리는 야구팬들은 두 선수의 방망이에 시선을 고정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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