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정세균도 “민주당 대통령들은 한번도 이런 발언 안해”
이재명 경기도 지사.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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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발언했다가 보수 야권의 맹공을 받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지사 측은 3일 “의도적으로 왜곡된 해석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 캠프 대변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발언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 해방공간에서 발생했던 일을 말한 것”이라며 “승전국인 미국은 일제를 무장해제하고 그 지배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했으므로 ‘점령’이 맞는 표현이다. 이는 많은 역사학자들이 고증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친일잔재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현실을 지적한 것에 의도적으로 왜곡된 해석을 하는 것”이라며 “마타도어성 공세를 하는 분이 속한 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과거 친일재산 환수법에 대해 전원 반대했던 사실이 있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속담이 떠오른다”고 비꼬았다.
이 같은 해명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재명 지사가 비겁한 해명을 했다”며 “자기는 1948년 대한민국 수립 이전의 미군정기를 말한 것이니 미국이 점령한 것이 맞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지사는 친일세력과 미점령군이 합작하여 지배체제를 만들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깨끗하게 출발 못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했다.
원 지사는 “대한민국을 친일세력과 미점령군이 만든 지배체제로 더럽혀진 나라로 이야기한 것은 이재명 지사 본인”이라며 “잘못된 역사 인식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더 문제”라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통진당(통합진보당)식 역사왜곡”이라며 이재명 지사의 대선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점령군 주장을 강변하기 위해 이번엔 ‘미 군정의 미군과 오늘날 주한미군은 다르다’는 엽기적인 사실 날조를 벌이고 있다”며 “다르긴 뭐가 다른가? 그 사이 미국에 새로운 나라라도 생겼나?”라고 했다.
하 의원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면 최소한의 사리분별은 하고, 할 말 못 할 말은 가리기 바란다”며 “이재명 지사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 지사 발언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는 2일 “검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이 지사의 발언을 거론하며 “민주당 대통령들은 단 한 번도 이런 식의 불안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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