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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물가와 GDP

자산 시장 거품 논란에 빠른 물가 상승까지… 하반기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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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상반기 美 증시 두 자릿수 상승, 연말까지 갈까



1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6%, S&P500은 0.1% 올랐습니다. S&P500은 5일째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나스닥은 0.2% 떨어졌습니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5월 주택판매가 전달보다 8%나 증가했습니다. 월가 전망인 1% 감소를 훨씬 뛰어넘은 증가 폭입니다.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반기 두 자릿수 상승은 연간 상승 보장?’, ‘일자리 미스매치는 코로나 두려움에서’, ‘연준 내 의견 불일치 확산’을 꼽았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상반기 두 자릿수 상승은 연간 상승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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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 부근에 있는 월스트리트의 상징 황소상.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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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다우지수는 12.8%, S&P500은 14.4%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S&P500으로만 보면 올해 상반기의 상승세는 1998년 이후 두 번째로 좋은 성적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의 집계에 따르면, 1950년 이후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상반기에 두 자릿수 상승한 경우에 그 해는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는 상승장으로 마감할 것이라는 주식 투자자에게는 좋은 소식입니다.

상반기 증시는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 실적이 좋아졌고, 이에 따라 주가도 오른 것입니다. 올해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1조9000억 달러에 달하는 수퍼 부양책을 냈고, 연준도 매달 1200억 달러에 달하는 채권을 시장에서 매입하면서 돈을 경제에 공급했습니다. 상반기에 예상치 못했던 인플레 우려가 불거졌지만, 미국 정부와 연준이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는 설득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켰습니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6월 조사에서 펀드 매니저의 73%가 인플레가 일시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 때 연 1.8% 가까이 올라갔던 금리도 최근 연 1.5%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면서 증시는 안도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이 조기 금리 인상의 신호를 보내기는 했지만, 당장 현실화될 일은 아니라는 분위기입니다.

연말 주가 전망을 올리는 곳도 나오고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파트너는 금리 안정과 재정 부양 가능성 등을 들면서 S&P500의 연말 목표를 기존의 4300에서 4600으로 올렸습니다. 서머 랠리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CNBC가 월가 주요 15개 증권사의 스트래터지스트의 주가 전망을 집계한 결과로는 연말 기준으로 S&P500의 평균 전망치가 4276입니다. 현재 수준인 4297보다 낮은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3800을 전망하는 등 부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 일자리 미스매치는 코로나 두려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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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붙은 구인 현수막.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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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부에 따르면 900만 개의 구인 자리가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고용은 700만 명 이상이 적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민간 연구소인 ADP가 집계한 6월 민간 고용 증가는 69만2000명입니다. 전달 97만8000명 늘어난 것보다는 민간 고용 증가세가 줄어든 것입니다. 미국 노동부가 집계한 6월 고용 지표는 오는 2일 나올 예정입니다. 월가는 70만명 증가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기존 실업수당에 매주 300달러를 얹어주는 코로나 지원책 때문에 실업수당 혜택이 후해져서 일자리를 구하러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서 일부 주들은 추가 실업 수당을 주지 않겠다고 하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 이런 주들의 구인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인들이 구직에 나서지 않는 것은 코로나 두려움이 여전하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퍼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마스크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구인구직 회사인 인디드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업자의 23%가 구직이 급하지 않은 이유로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을 꼽아 가장 높은 비중이었습니다. 이 조사는 5000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5월26일~6월3일 진행됐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30일 현재로 미국 인구의 46.2%, 미국 성인의 57.2%가 백신 접종을 마쳤습니다. 미국에서 최근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약 1만2000명 수준입니다. 1월 초에 하루 25만명이 넘었던 때와 비교하면 급감한 것입니다.

하지만 확산 속도가 빠른 델타 변이가 미국에서도 퍼지고 있음. 수도 워싱턴DC와 1개 주를 제외한 49개 주에서 델타 변이가 감지됐고, CDC는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26%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델타 변이로 인한 미국 내 환자수가 2주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실업자의 20.8%는 배우자가 직업이 있기 때문에 구직이 급하지 않다고 했고, 19.5%는 금융적 여유가 있다고 했습니다. 9.5%가 실업 수당 혜택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18.4%는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구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업수당 혜택을 줄이는 게 일자리를 늘리는 요인이 되겠지만, 델타 변이 등이 확산되면 일자리를 더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입니다. 고용이 늘어나기 어려우면 소비 증가도 어려워지고 예상과 달리 미국 경제가 급 반등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증시에는 악재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 연준 내 의견 불일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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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앙은행(Fed)의 의장 제롬파월.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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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30일 ‘연준의 의견 통일이 깨지고 있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일간지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연준 내 의견의 불일치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연준 인사들은 코로나 위기가 닥치자 “위기 극복을 위해 통화 정책이 경기 부양을 지원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식,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이 불어나고 예상보다 빠른 물가 상승이 나타나자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두고 이견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돈줄 죄기는 이르다는 연준 내 비둘기파와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매파와의 싸움이 공식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비둘기파였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매파로 돌아선 것은 이미 알려졌습니다. 기존에 매파적 성향이었던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복잡하고 역동적인 상황에서 논쟁과 불일치가 없고 한 목소리를 낸다면, 그게 불안한 것”며 “논쟁과 불일치가 있는 게 연준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카플란 총재는 이날도 블룸버그 TV에 나와 “투자자들이 이미 (테이퍼링) 논의가 시작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머지않아(soon) 테이퍼링이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 에릭 로젝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 등도 매파적인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연준 이사들은 인플레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는 있으나 점차 인플레 압력은 잦아들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준 이사들(governors)과 지역연방은행 총재들(presidents)’로 의견 불일치의 경계선이 나뉘어 있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역연방은행 총재들의 대표격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은 연준 이사들과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의견 불일치의 경계선은 인플레의 지속성에 대한 평가와 테이퍼링으로 대표되는 돈줄 죄기의 시작 시점 등입니다. 특히 최근엔 부동산 가격 급등을 두고 논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매파적 성향의 인사들은 부동산 가격 급등이 경제에 버블을 만들어 불안정을 키운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테이퍼링은 매파 성향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부동산 관련 채권인 모기지 증권부터 매입을 줄일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준 내 의견 불일치는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내는 생산적인 논쟁입니다. 물가 지표나 부동산 값 등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고용 지표는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등 지표도 엇갈리는 상황이라 의견이 갈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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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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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악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월가 증시가 상반기에 두 자릿수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 금리 상승 가능성, 증세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은 적지 않습니다. 상승 요인과 하강 리스크 모두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의 일자리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게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란 조사가 나왔습니다. 델타 변이 등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퍼질 위험도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사람 뜻대로 안 움직이는 게 현실입니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셋째, 연준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게 이제 공공연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의견 불일치 속에서 어떤 정책 합의를 이끌어내냐는 것입니다. 연준이 논쟁 속에서 경제를 제대로 이끌어 갈 정책을 내주길 기대합니다.

[방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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