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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유망주] ④ 수영 황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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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200m 메달 획득 목표…100m서는 결승행 도전

연합뉴스

인터뷰 하는 황선우
(김천=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1회 김천 전국수영대회 남자고등부 개인 자유형 100m 결승에 출전한 황선우(서울체고)가 경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4.1 mtkht@yna.co.kr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박태환 이후'를 고민해온 한국 수영에 모처럼 새 희망이 넘실대고 있다.

서울체고 3학년인 2003년생 황선우 때문이다.

황선우는 다음 달 도쿄에서 생애 처음 올림픽 물살을 가른다.

황선우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100m와 200m, 그리고 단체전인 계영 800m까지 3개 종목 출전을 확정했다.

올림픽 B기준기록을 통과한 자유형 50m에서도 국제수영연맹(FINA) 초청 여부에 따라 추가로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현재 한국수영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박태환(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뿐이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의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고, 자유형 200m에서도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에 이어 은메달을 수확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차례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도쿄에서 황선우가 박태환을 이어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황선우는 만 5세이자 한국수영이 처음 올림픽 메달을 딴 해인 2008년에 수영 동호인인 부모를 따라 자연스럽게 물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이후 수원 팔달초 6학년 때인 2015년 전국소년체전 대표로 선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수영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이듬해 수원 매현중으로 진학한 뒤 2017년 서울체중으로 전학한 황선우는 2018년 12월 국가대표 후보 선수로 뽑혀 호주 지역대회인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에 참가했다.

서울체고 1학년이던 2019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는 태극마크를 달고 계영 800m 멤버로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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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확인하는 황선우
(김천=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9일 오후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0년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서울체육고등학교)가 1분 45초 92를 기록 후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2020.11.19 mtkht@yna.co.kr



그때까지만 해도 크게 조명받지 못했던 황선우가 도드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고 나서다.

황선우는 지난해 11월 경북 김천에서 열린 2020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25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다.

박태환이 2014년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스테이트 오픈 챔피언십에서 작성한 종전 한국 기록(48초42)을 6년 9개월 만에 0.17초 단축했다.

황선우는 다음날 치른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5초92의 세계주니어 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박태환이 2010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세운 한국 기록 1분44초8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이 갖고 았던 종전 세계주니어기록(1분46초13)을 0.21초 단축했다.

한국 수영선수가 세계 기록을 보유한 것은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황선우가 처음이었다.

황선우의 역영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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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도쿄올림픽 유망주 - 수영 황선우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jin34@yna.co.kr


황선우는 올해 첫 대회였던 지난 3월 김천전국대회에서 기량 점검 차 개인혼영 200m에 출전해 2분00초77의 대회 신기록으로 남자 고등부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혼영 200m에서는 공식 경기 첫 출전임에도 박태환이 2014년 작성한 한국 기록(2분00초31)에 근접한 좋은 성적을 내며 천재성을 유감없이 뽐냈다.

지난달에는 도쿄 올림픽 대표를 뽑는 2021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100m 한국 기록을 6개월 만에 48초04로 다시 갈아치웠다.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4초96에 레이스를 마쳐 역시 자신이 보유한 세계주니어기록을 6개월 만에 0.96초 또 단축했다. 박태환의 한국 기록과는 이제 0.16초 차밖에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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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힘찬 출발'
(김천=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9일 오후 경북 김천시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0년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서울체육고등학교)가 힘찬 출발을 하고 있다. 2020.11.19 mtkht@yna.co.kr



황선우의 자유형 200m 기록으로라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쑨양(중국·1분44초65)에 이어 은메달을 딸 수 있었다.

황선우는 "올림픽 메달이 꿈이 아님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정훈 수영 국가대표팀 총감독도 "이제는 올림픽 8강(결승)이 아닌 메달 싸움을 선택해야 할 것 같다"며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는 한국 선수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을 노린다.

미국, 호주 등 수영 강국의 올림픽 대표선발전도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FINA 세계 랭킹에서 황선우는 자유형 200m는 5위, 자유형 100m는 13위에 올라 있다.

현재 황선우의 키는 186㎝, 몸무게는 74㎏이다. 두 팔을 벌린 거리인 윙스팬은 193㎝다.

황선우의 우상인 박태환의 신체조건(키 183㎝, 몸무게 74㎏, 윙스팬 196㎝)과도 비슷하다.

황선우는 '로핑 영법'(loping stroke)을 구사한다. 한쪽 스트로크에 힘을 더 실어주는 비대칭 스트로크로 체력 소모는 크지만, 단거리에서 속도를 내는 데는 유리하다. 황선우는 오른팔을 뻗을 때 힘을 더 싣는다. 누구한테 배운 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이 영법으로 물살을 갈랐다고 한다.

이제 만 18세인 황선우의 성장 속도는 무시무시하다.

자유형 200m에서 서울체중 3학년이던 2018년 5월 동아대회 때 1분52초13에 터치패드를 찍었던 황선우는 3년 만에 7초 넘게 기록을 줄이는 '폭풍 성장'을 보여줬다.

2018년 동아대회에서 51초32에 레이스를 마친 자유형 100m에서도 3년 동안 3초 넘게 기록을 단축했다.

한국 수영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대목이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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