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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이 온다… 시트콤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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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시트콤이 다시 돌아왔다.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부터 '맛있는 녀석들 만드는 녀석들'까지. 10여년 간 한국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시트콤이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하이킥'시리즈와 '논스톱', '순풍 산부인과' 등의 시트콤들은 시청률 30%대 이상을 상회하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온 국민의 저녁시간을 책임졌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자취를 감췄던 시트콤들이 올해부터 하나 둘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가 공개됐다. 그리고 웨이브에선 역시 오리지널 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가 100% 사전제작으로 제작 중에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카카오TV 역시 에이스토리와 손을 잡고 시트콤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또한 온 국민이 사랑하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맛있는 녀석들'을 스핀 오프한 골 때리는 페이크 메이킹 다큐 시트콤 '맛있는 녀석들, 만드는 녀석들'이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렇듯 갑자기 시트콤들이 돌아오게 된 이유로 OTT(온라인 동영상 업체: 이하 OTT)의 등장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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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OTT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OTT 업체들은 공격적인 콘텐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선두 넷플릭스와 후발주자 HBO맥스 사이에서 시트콤 '프렌즈'를 두고 벌어진 전쟁은 무척 흥미로웠다. '프렌즈'는 넷플릭스의 최고 인기 콘텐츠 중 하나였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종영한 지 이미 17년이 다 돼 가는 '프렌즈'에 지불하는 6천만 달러의 연간 방영권료가 부담스러웠기에 방영을 2018년에 종료할 계획이었다. 그러자 구독자들이 엄청난 반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결국 당황한 넷플릭스는 부랴부랴 종전보다 더 많은 1억 달러(한화 1,000억원)의 금액으로 계약을 1년 더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미 마음이 뜬 '프렌즈'는 2020년부터 HBO맥스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그리고 이때를 기점으로 북미시장에서 넷플릭스의 가입률이 급격히 완만해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볼 게 있던' 넷플릭스가 '둘러봐도 볼 만한 게 없다'의 신세가 돼 버린 것이다.

보통 OTT를 먹여 살리는 건 '왕좌의 게임'이나 '워킹 데드'등의 대작일 거라 생각하기 쉽다. 물론 이런 대작 콘텐츠들이 시청자들을 자사의 OTT로 유입되게 하는 강력한 미끼 구실을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OTT의 가장 커다란 효자상품은 이런 대작들이 아니라 시트콤들이다. 신작도 중요하지만 재밌게 봤던 작품들을 '재탕'하며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찾는 시청욕구가 OTT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는 시트콤의 주인공들에게 일종의 팬덤이 형성돼 버렸기 때문인데 오랜 기간 시트콤을 즐겨 본 시청자들은 시트콤의 주인공들과 함께 성장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정이 들어버린 것이다. 이미 종영된 지 오래 됐어도 '프렌즈'의 주인공들을 보면 오랜 친구를 보는 것 같은 친근감이 드는 게 이런 이유다. 시트콤들의 팬들에게 반복시청과 역주행은 특별한 행위가 아니다. 친구네 집에 놀러가는 것 마냥 익숙한 일인 것이다.

이런 시트콤에 대한 팬덤이 실제 OTT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 지는 매년 발표되는 시청률 순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프렌즈'를 HBO맥스에게 빼앗기기 전인 넷플릭스의 2018년 순위를 보면 시청률 2위가 '프렌즈'였다. 1위는 '더 오피스'였는데 '더 오피스' 또한 종영한 지 5년이 지난 시트콤이었다. HBO맥스의 순위를 봐도 매년 자사에서 독점 중인 시트콤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렇듯 시트콤의 질긴 생명력을 OTT 입장에선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안정적인 수익원으로서 시트콤 만한 저비용 고효율 콘텐츠가 없는 것. '프렌즈', '섹스 앤 더 시티'등의 인기 시트콤들이야 말로 진정 최고의 효자상품인 것이다.

한국 시트콤들이 화려한 꽃을 피웠던 10여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그 때 한국의 시트콤들은 지상파에서 주로 제작했다. '남자 셋 여자 셋'을 필두로 '논스톱 시리즈', '~하이킥'시리즈, '안녕, 프란체스카' 등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었다. 하지만 2021년 현재는 더 이상 방송국이 아닌 OTT가 시트콤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이하 지구망)는 대한국제대학교 기숙사 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웃음을 담은 청춘 시트콤이다. '지구망'은 사전제작으로 30분 가량의 12회 분량이 공개됐다. 공개되자 마자 태국에서는 2위를 차지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TOP10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반응과는 별개로 해외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다. .

배우 김성령이 주연을 결정해 유명세를 탄 국내 최초 정치 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국내 OTT 웨이브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 중이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문체부 장관인 김성령이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동분서주하는 1주일 간의 모습을 그린다고 한다. 다양한 풍자와 해학을 담아낼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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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시트콤으로 '맛있는 녀석들, 만드는 녀석들'이 있다. 이젠 국민 예능이 된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 시트콤 '만드는 녀석들'은 제목처럼 '맛있는 녀석들'을 제작하는 제작진들의 필살 생존기를 다룬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K-먹방을 적극적으로 담아낼 예정이라고 한다. '더 오피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써티 락'처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시트콤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제작사는 현재 여러 OTT와 협상 중이라는 말을 전했다.

아직까지 씨즌, 쿠팡플레이, 티빙, 왓챠 등에선 시트콤 제작 소식이 들려오지 않지만, 이들 역시 시트콤의 매력을 무시하진 못할 것이다 이들이 어떤 작품을 선정할 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넷플릭스, HBO맥스, 디즈니 플러스 등 대형 OTT에서 서로 뒤질 세라 뛰어든 시트콤 제작 강풍 속에서 살아남은 시트콤들은 향후 수 년간 OTT를 지탱하는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오랫동안 살아남는 시트콤이 될 것인가? 힌트는 종영한 지 17년이 넘은 '프렌즈'가 여전히 사랑을 받는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프렌즈'의 주인공들이 보여준 세상을 향한 고민과 시행착오, 우정과 사랑이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MZ세대라 불리는 요즘 세대의 시청자들에게도 통했다는 것이다. 결국 시트콤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감과 재미였다.

국내에서 이미 공개되거나 공개를 앞두고 있는 시트콤들 모두 공감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치열하기만 한 OTT 생태계 속에서 긴 생명력을 자랑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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