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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직원의 극단 선택과 관련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 네이버 이사회는 이를 수리할 예정이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다른 법인 직책은 유지하기로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번 사건 관련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네이버는 25일 자체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이 결과와 무관하게 최 COO가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오는 28일 네이버 노동조합인 ‘공동성명’이 극단 선택을 한 직원의 사인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하겠다고 공지한 상황에서 사흘 전 선제적으로 회사 측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최 COO와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모 책임 리더 등은 이달 초부터 리스크관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직무정지 상태였다.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리더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확인됐다. 네이버는 대상자들에게 이런 사실에 근거해 징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상자가 누구인지, 어떤 징계가 내려졌는지는 대외비로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네이버 사원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시쯤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는데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노조는 이와 관련해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位階)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전체 문화를 다시 들여다보고 점검하면서 네이버가 생각하는 리더십과 건강한 문화는 어떤 것일지 등을 고민하고 세워나가는 노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라고 했다.
네이버는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조사 및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추가적인 문제 사안이 있을 경우 이를 적극 조치하고 더 나은 회사로 바꿔 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경영진은 또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말까지 새로운 조직 체계와 리더십을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저녁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조치다”라며 “고인과 해당 조직의 구성원들이 겪어온 고통과 아픔에 비해 터무니 없이 약하고 형식적인 징계 조치로,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준 리스크관리위의 결정에 분노와 실망을 느낀다”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최 COO는 해고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을 정도로 잘못한 가해 임원을 채용하고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라며 “오랜 시간 고인과 수많은 직원들을 직장 내 괴롭힘에 처하게 한 책임은 ‘도의적 책임'만으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노조는 “최 COO는 COO 자리에서만 물러날 뿐, 해피빈재단 대표,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일본 라인 계열사들의 경영진으로서 활동은 보장된다”라며 “이것을 제대로 책임을 묻는 징계 결과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노조는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몬 사건의 징계 결과가 이 정도 수준에 그친 건 향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나쁜 선례가 될 것 같아 우려된다”며 “오는 28일 노조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책임자가) 책임질 수 있도록 행동해 나가겠다”고 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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