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해마다 개최하는 국제 안보회의인 모스크바 국제 안보 콘퍼런스(MCIS)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제공=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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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유엔총회의 무기 금수 촉구 등 규탄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방문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이 또 다시 쿠데타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내정간섭”이라 반박했다.
24일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흘라잉 총사령관은 전날 모스크바 국제안보 콘퍼런스(MCIS)에 참석해 연설했다. 흘라잉 사령관은 이 연설에서 자신이 “비하받고 있는 국가에서 민주주의 체제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얀마는 현재 정치적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이전 정부는 (부정) 선거를 준비하며 민주주의를 조롱했다”며 “정직하지 못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부때문에 현 정부가 민주주의에 대한 청렴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 밝혔다. 아웅산 수치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부정선거를 저질러 축출했다는 쿠데타의 명분을 또 다시 되풀이한 것이다.
흘라잉 사령관은 자신과 미얀마 군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서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구실로 주권국가의 내정에도 간섭하고 싶어한다”며 반발했다.
미국·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민선정부를 몰아내고 쿠데타로 집권한 후 반발하는 시민들에 대한 유혈탄압을 이어온 군부를 지속적으로 규탄하고 있다. 미국과 EU 등이 군부 주요 인사와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이어오자 흘라잉 사령관은 전통적으로 군부와 유대 관계에 있던 중국과 러시아와의 유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만나 회담하며 “미얀마군은 러시아 덕분에 지역에서 가장 강한 군대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 역시 “마는 동남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오랜 전략적 파트너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 화답하며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군사 및 군사기술 분야 협력은 양국 관계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미얀마와 관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미얀마 곳곳에서 시민군과 군부의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의 두번째로 큰 무기 공급원인 러시아가 적극적인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모습에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흘라잉 총사령관이 쿠데타의 정당성을 주장하거나 강화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현지매체 이라와디는 이에 대해 △러시아 최대 통신사인 타스가 보도에서 흘라잉 사령관을 ‘국가 수장’ 대신 미얀마의 ‘군사 수장’ 내지는 ‘총사령관’으로 언급했다는 점 △공항 도착 당시 의전에서 러시아의 전통인 빵과 소금 환영식이 없었다는 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흘라잉 총사령관과 회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쿠데타 지도자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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