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문 진보도 아울러 외연 키우기
“통합 내걸고 정권 교체 나설 것”
이석준 前국무조정실장 영입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이 전 실장은 기획재정부 2차관과 예산실장 등을 지냈다. 윤 전 총장은 지난주 이 전 실장에게 정책 입안 등을 도와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 전 실장은 관료 시절 예산을 다루면서 정무 감각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라며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려 이 전 실장을 영입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석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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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정치 참여를 선언할 계획이다. 그런 윤 전 총장이 이날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경제 관료를 영입하자 당분간 입당 문제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생각을 굳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지인은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만이 아닌 중도, ‘탈문(脫文)’ 진보 세력까지 아우르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야권 통합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오는 7~8월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문제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참모진 일각에서 국민의힘 입당을 전제로 한 정치 스케줄을 마련했었다”고 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말 국민의힘 의원들과 연쇄 회동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이후 ‘조기 입당설’이 커지자 최근 들어 “입당 문제를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을 긋고 나왔다. 윤 전 총장을 지지했던 중도와 진보층이 국민의힘 입당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지인은 “중도층과 탈문 진보층은 자신들을 대표해줄 정치 세력이 없기 때문에 그를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은 이들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참여 선언 후 국민과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다양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윤 전 총장은 이 과정에서 자신을 돕는 일부 전문가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 전 총장은 사퇴 후 각계 전문가들과 정책 공부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월 입당’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의 뜻을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등 떠밀리듯 입당할 수는 없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국민의힘 안에서는 ‘피로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에 대해 “조금 빈틈이 있더라도 빨리 나와야지 국민이 지쳐가는 거 아니냐”고 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 입당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의원들 사이에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란 목소리도 커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반면 윤 전 총장에 대한 의혹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X 파일’ 논란을 두고선 “윤 전 총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X 파일’ 논란에 대해 “음습한 선거 공작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공작 정치의 전형”이라며 “여당에 강력히 경고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여당과 자신이 갖고 있는 파일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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