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미얀마에는 최악의 인권유린이 행해지고 있다. 군경은 자의적으로 시민을 체포한 뒤 고문을 한다. 체포 이유? 그까짓 것은 조작하면 된다. 돈을 가져오면 비로소 풀어준다. 최근 군경에 체포당해 고문과 폭행을 당한 미얀마 시민 2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직업, 거주지 등을 모두 익명으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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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띠 아웅(트럭운전사·가명) “물건을 실으려 주차하고 있었는데 옆 차에서 폭탄이 터졌어요. 갑자기 군용차가 내 차를 막아서더니 체포했습니다. ‘너 때문에 폭탄이 터졌다’고요. 나보고 기자라면서 자기들 사진을 찍었다고 하더군요. 나는 아무 사진도 안 찍었습니다. 그들은 나를 한 사무실로 데려가 휴대전화에 있는 사진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맞지?’ 하면서 주먹으로 때리고 얼굴을 군홧발로 찼습니다. 입술이 터져 피가 났습니다. 곤봉으로 머리를 때렸습니다. 대나무로 허벅지와 허리를 때렸습니다. 밤이 되니까 경찰서에 데려가 앉혀놓고 발로 뒤에서 찼어요. 머리를 계속 맞아서인지 아침에 뭘 했는지 생각이 안 났습니다. 머리가 너무 아프고 어지러웠어요. 나를 어떤 형법으로 처리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다음 날에 고문실로 보냈어요. 거기서 일주일 있었습니다. 고문실에서 많은 사람을 봤습니다. 열세 살짜리도 있었고, 쉰 살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죄가 없다는 게 밝혀져 풀어줬습니다. 돌아왔지만,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어요. 지금은 길을 가다가 군용차만 봐도 가슴이 철렁하고 숨이 막힙니다. 체포당했을 때 차 안에 있던 내 돈 15만차트와 차를 빼앗겼습니다. 내 차가 아니라 다시 찾기 위해 45만차트를 빌려야 했습니다. 나에게는 어린아이와 아내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너무 어려워졌고, 우울증도 생겼습니다. 나는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그냥 당했습니다. 악몽을 꾸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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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체포될까 두렵다
네인 오(청년·가명) “(저항의 의미로) 밤 8시에 냄비를 두들겼습니다. 동네에 순찰차가 들어왔습니다. 군인과 경찰들이 길에서 욕을 하면서 내려오라고 했어요. 내가 안 내려가니까 올라와 문을 부수고 체포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주먹으로 때린 뒤 손을 뒤로하고 머리를 숙여 길가에 앉도록 했어요. 쳐다보면 곤봉으로 때렸습니다. 총으로 겨누며 욕도 했습니다. 어떤 군인이 제 허리를 발로 찼습니다. 너무 아파 쓰러졌습니다. 체포된 모든 사람을 경찰서로 데려갔습니다. 경찰들이 내 얼굴을 주먹으로 또 때리면서 다음부터 냄비를 두드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다음에는 죽일 수 있다고 협박했습니다.
내 휴대전화를 확인한 뒤 나에게 ‘시위대 리더냐’고 물었습니다. 내 휴대폰에서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하자 오른쪽 갈비뼈를 곤봉으로 누르면서 또 물었습니다. 아니라고 하자 구타당한 허리를 또 곤봉으로 때렸습니다. 그날 밤을 철창 안에 보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나와 같이 체포된 사람들을 보고 1인당 30만차트를 주면 풀어주겠다고 했어요. 오후에 어머니가 돈을 가지고 와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체포된 2명은 인세인교도소에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고문도 하고, 돈도 뜯습니다. 지금도 허리를 잘 쓸 수 없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 동네에서 살 수 없어 다른 동네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매일 밤 8시가 되면 냄비를 두들깁니다. 또 체포될까 두렵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저항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카멜리아(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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