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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이준석 “윤석열 지금도 늦었다… 입당해 전문가 도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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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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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개 넘는 일정을 소화했더니…”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던 도중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매일 10개 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코로나 백신을 맞아 몸 상태가 더 좋지 않다”고 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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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아마추어 티가 나고 아직은 준비가 안 된 모습”이라며 “입당을 하면 조직적으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지난 9일 윤 전 총장이 참석했던 우당 선생 기념관 개관식을 예로 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떤 분들이 윤 전 총장과 함께하는지 보여주지 못했고,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에도 답을 주지 못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6월 말 대선 도전을 선언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입당 마지노선을 8월로 제시하면서 “이미 입당 했어야 했는데 지금도 조금 늦었다”며 “그 와중에 공수처 수사의 빌미를 준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은 조국 사태를 거치며 문재인 정부에 대항한 반부패의 영역에서 강한 인상을 줬지만, 여기를 벗어날 때 어떤 능력을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과 함께 윤희숙 의원을 언급하며 “대선 경선이 본격 시작되면 많이 튀어오르는 주자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당원과 일반 여론조사 5대5의 경선 방식에 대해선 “모든 대선 주자들의 다른 룰에 합의하면 좋겠지만 합의가 안 되면 현재대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 일부에서 제기됐던 부정 선거 음모론을 언급하며 “그건 야만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이었기에 정치적 목숨을 걸고 싸웠고, 그 결과가 이번에 당대표 당선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한 수술실 CCTV 설치법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 문제를 선악(善惡) 구도로 만들려 한다”며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면, 특히 어떤 의대생이 외과를 지원하겠느냐” 법제화보다는 병원 자율 결정을 강조했다. 그는 “수술실 CCTV를 설치한 병원에 환자가 몰리면 병원들도 경쟁적으로 CCTV를 설치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남북 관계에 대해 “상호주의로 가야 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이제 좀 초연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영입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면회를 간 적 없고 앞으로도 면회 계획은 없다”며 “내가 당대표로 성과를 보여 그분이 ‘영입하길 잘했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당대표 된 걸 보며 위안이 됐길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정치는 말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예술”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1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인터뷰는 그 직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뤄졌다. 하루 10개 넘는 일정에, 전날 얀센 백신까지 맞은 탓인지 무척 지쳐 보였고 인터뷰 도중 기침이 나오자 타이레놀을 복용했다.

-2011년 정치 입문할 때 지금처럼 직업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나.

“아니다. 처음에는 좋은 기회고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 10년 전 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장함이나 소명 의식을 옆에서 보며 ‘나도 할 수 있을까’ 의문도 가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신감이 생기고 꼭 해보겠다는 의지가 생겼고, 10년을 버티다 보니 어느덧 내가 그때 그분처럼 야당 당 대표가 됐다. "

-어제 영입 대상 인사를 만났다던데.

“박 전 대통령이 10년 전 날 영입할 때 했던 말을 내가 그분께 하고 있었다. 그때 내가 주저하던 모습을 그분이 보여 놀랐다. 명망 있는 분인데도 ‘정치 입문했다가 잘못되면 생계는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을 하더라. 일단 부정적 답을 들었는데, 정치는 개인이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멋진 일이라고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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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국회 대표실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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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영향을 준 인물이 있나.

“미국 유학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당대회 연설을 보며 ‘정치란 말의 힘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단칼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정치라는 예술이라고 느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는 말 하나로 우리 사회의 연좌제를 다 풀어버린 것 아닌가. "

-일부에서 제기된 부정선거 음모론, 탄핵 부정론과 싸워왔다.

“부정선거 주장은 야만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으로 용납하기 어려웠다. 정치적 목숨을 걸고 싸웠고 그 결과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음모론에 빠져 재검표까지 했다면 보수정당은 한방에 무너졌을 거다.”

-중간에 정치를 그만두고 싶지 않았나.

“정치는 타의에 의해 그만두지 않는 한 자의로 그만두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대표를 불안해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불안감을 내려놨으면 한다. 내가 말한 공존의 스펙트럼에는 태극기 부대도 포함돼 있다. 한미 동맹을 우려해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들고 나온 분들의 애국심을 이해한다. 그런데 이스라엘기를 들고 나오는 분들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가 힘들다.”

-이 대표 당선의 동력은 ‘세대 교체’인가 ‘변화’인가.

“변화라고 본다. 나를 포함해 여야 대선 주자 1위인 분들이 모두 의회 경험이 없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다. 여의도 중심의 정치를 바꾸라는 것 아닌가. 이재명 지사는 추진력을 보여줬고, 윤석열 전 총장은 임명권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용기를 보여줬고, 이준석은 같은 진영의 비논리를 지적했다.”

-윤석열 전 총장을 발광체가 아니라 반사체에 비유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반부패의 상징이 됐지만, 그걸 벗어났을 때 어떤 전투력을 보여줄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경제 문제가 부각되면 다른 대선 주자가 부상할 것이라고 했는데.

“윤 전 총장이 경제 문제에 대해 본인이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거나, 경제에 대한 불안을 불식할 화끈한 영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내가 경제를 말해 유승민 전 의원을 말하던데, 경제학자들이 경제로 주목받은 적은 없다. 박 전 대통령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으로 경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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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믿음만은 저버리지 말죠” -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취임 축하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두 사람은 종편 시사프로에 함께 출연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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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보나.

“입당을 안 하기 쉽지 않을 거다”

이 전 대표는 얼마 전 윤 전 총장이 참석했던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 참석을 들며 “그런 기획 자체가 아마추어 같은 티가 났다”고 했다.

-무슨 의미인가.

“어떤 사람들과 윤석열이 함께하는지 보여주지 못했고, 언론인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 하는 등 준비가 안 된 모습이었다. 조직적인 정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조직이 당이다. 당은 개인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조직이다.”

-입당을 언제 하는 게 좋겠나.

“이미 입당했어야 했다. 조금 늦었고 그 와중에 공수처에 수사 빌미를 준 것 같아 아쉽다.”

-국민의힘 내부 대선 주자들도 준비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탄핵 논란을 조금 빨리 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바른정당 대선 후보 때의 자신감을 다시 발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야 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젊고 어젠다 파악이 빠른 분이다. 제주도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빨리 대선 레이스를 뛰어드셨으면 한다. 하태경 의원은 정확한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윤희숙 의원 등 다른 주자들이 부상할 수 있나.

“우리 당이 영입에 성공한 훌륭한 인재다. 그분 역량이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조경태 의원도 경선 과정에서 해박한 지식을 보여줬다. 대선 판에서 튀어오르는 주자들이 있을 것 같다. "

이 대표는 당 대표실에 도착한 수많은 화분을 보다가 “감사원장님이 화분을 보내셨네”라는 말도 했다.

-당원과 일반 여론조사 5대5라는 현행 대선 경선 룰 바꿀 생각인가.

“대선 후보들이 서로 동의한다면 모르겠지만, 합의가 안 되면 원안대로 가야 한다. 그리고 당심과 민심의 괴리라는 말이 계속 나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이 있나.

“공급에 있어 대전환이 필요하다. 기존 집을 재건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공주택의 경우 공간 설계부터 시대에 맞춰 바꿔야 한다. 청년 주택의 경우 잘 사용하지 않는 주방과 다용도실만 줄여도 집 값을 2억원 정도 낮출 수 있다. 8억원 정도 하는 아파트를 6억원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북한과 타협할 일 없다고 했다.

“물론 북핵 문제 같은 건 협상이 필요하지만, 상호주의라는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 이제는 북한에 대해 좀 초연해질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북한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고 그럴 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수술실 CCTV 설치법에 입장을 요구했다.

“이 지사가 그 문제를 선악 구도로 만들려 했다. 테러방지법에 반대한다는게 테러를 찬성한다는 것인가. 수술실 CCTV 설치가 환자들의 불안 요소를 낮추는 것이라면 병원 자율로 해도 된다. CCTV를 설치한 병원에 환자가 몰리면 달지 말라고 해도 달 거다. 이 지사처럼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면, 의대생 중 특히 외과에 누가 지원하겠나.”

-당 대표 당선 이후에도 활발히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10년 동안 했고 지금까지 큰 사고 안 쳤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거다. 훈련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면회했나.

“없고, 앞으로도 면회 계획은 없다. 내가 당대표로서 성공해서 그분이 ‘인재 영입 잘했구나, 사람 보는 눈이 있었구나’ 평가를 받게 하고 싶다. 가끔 그분이 궁금하다. 제가 당 대표 된 걸 보시긴 한 건지...”

[정우상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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