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입당? 모든 선택 열려있다”
李 “8월이면 결단에 충분한 시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이회영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하며 퇴임 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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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4일 대변인을 통한 공식 메시지에서 국민의힘 입당(入黨) 문제에 대해 “모든 선택은 열려있고,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다른 후보들과 경선에서 겨루거나, 당 외곽에서 출마한 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까지 모두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대변인 명의로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서 이같이 밝히면서 “저는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며 “가리키는 길대로 따라간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 “차차 보면 아실 것”이라고도 했다.
당초 윤 전 총장은 이르면 7월쯤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윤 전 총장 측근인사는 “억측”이라면서 거리를 뒀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1.06.14/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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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공개했다. 윤 전 총장 측의 이동훈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일요일(13일) ‘당 대표 취임 축하한다’는 취지로 이 대표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 대표도 문자로 답했는데 입당 문제는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8월이면 국민의힘 대선버스가 예외없이 떠날 것”이란 입장이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 측에 (입당시기와 관련한)의사는 확인한 적이 없다”면서도 “8월 중순·말이면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했다. 8월까지 입당을 못 박은 데 대해서는 “당 밖에 훌륭한 주자분들이 많이 있고 그분들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지 가이드라인을 원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 대선주자급으로 거론되는 윤 전 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무소속 홍준표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뿐만 아니라 당내의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까지 모두 고려하면서 대선일정을 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는 오는 11월쯤 확정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상승세인 이 대표와 부동의 대선후보 1위 윤 전 총장의 결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사람이 ‘핫라인’ 개통에 나선 것만으로도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민심에 부응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의 ‘대선버스론’을 두고는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에 몸담은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스 먼저 출발해도 택시 타고 목적지로 직행할 수 있는 사람에게 언제 들어오라고 으름장을 놓을 필요가 없다”며 “버스비 두둑하게 낼 수 있는 손님이 한 명도 없는데 먼저 출발하면 버스 기사만 손해”라고 썼다. 이 대표가 정해놓은 대선시간표를 윤 전 총장에게 강요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캠프 대변인을 맡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왼쪽)과 이상록 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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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측에선 입당한 이후 지지율이 반감되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기호 2번(국민의힘 선거 기호)으로 출마해도 중도 확장성은 떨어지지 않는다”며 “윤 전 총장이 오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 많은 기대가 있는 만큼 의사결정 과정이 신속하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정권교체 열망이 뜨거운만큼 야권의 대선 경선은 오세훈·안철수가 맞붙었던 서울시장 경선 이상의 피말리는 승부가 전개될 것”이라면 “제1야당과 대선주자 1위인 윤 전 총장 측의 기싸움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동훈 대변인 외에 동아일보 법조팀장 출신인 이상록 전 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을 대변인으로 추가 내정했다. 정치권에선 공보조직이 갖춰지는대로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대선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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