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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이준석 당대표, 안철수와 번개미팅, 윤석열과는 문자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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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일정은 천안함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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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타이에 백팩 멘 당대표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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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3일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국회로 첫 출근을 했다. 이 대표는 공식 활동을 시작하는 14일에는 통상 정치인들이 찾던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천안함 희생 장병 묘역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참배한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당대표 선거운동 마지막 공개 일정으로 국방부 앞에서 시위하는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가족을 만나 “서해를 지키다가 사망한 저와 동년배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대전현충원 참배를 약속했다. 이 대표는 대전현충원을 방문하고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광주를 찾는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이 사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9호선 여의도 국회의사당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하고서 직접 따릉이를 몰고 국회 본관까지 이동했다. 그는 이날 오후 당대표 회의실에서 그간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았던 김기현 원내대표를 만나 당무를 인계받고 당직자 인선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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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주요 당직자 인선 논의 전 대화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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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주말에 야권 원로 및 주요 인사들과 온·오프라인으로 소통했다. 국민의힘 입당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도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13일 오전 윤 전 총장으로부터 ‘당선 축하한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며 “문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게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자”며 당 대선 경선 일정이 시작하는 8월 전 입당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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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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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의 페이스북 글에도 직접 댓글을 달고 “항상 많이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권 시장은 지난 12일 이 대표 당선은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혁명”이라며 “영국 보수당은 39세 캐머런을 당수로 선택해서 13년 만에 정권을 되찾았고, 프랑스는 39세 마크롱 대통령 당선을 통해 좌우 통합과 새로운 성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황교안 전 대표에게도 “감사하다. 열심히 해서 정권 교체로 보답하겠다”며 “곧 찾아뵙고 당 운영에 관한 지식과 지혜를 구하겠다”고 했다. 황 전 대표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에 대한 걱정 섞인 목소리가 있지만 우려 없이는 기대도 없다. 전임 대표로서 혼신의 힘을 모아 돕겠다”는 글을 올리자 하루 만에 댓글로 화답한 것이다. 이 대표는 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원로들과도 통화하며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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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은희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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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당선 다음 날인 지난 12일에는 직접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청했고 노원구 상계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고 한다. 이들은 배석자 없이 합당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당대표 경선 캠페인 때는 국민의당의 지역위원장 공모를 두고 “소값은 후하게 쳐주겠지만, 갑자기 급조하는 당협 조직에는 한 푼도 쳐 드릴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나 당대표로 취임하자 안 대표에게 먼저 연락하며 화해 손짓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 회동 이튿날인 13일 페이스북에 다산 정약용 생가 사진을 올리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념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진보”라며 “낡은 정치 체제와 사고를 고집하면 구한말 비운의 과거를 되풀이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안팎의 주요 인사들과 소통에 나선 것은 자신을 둘러싼 당 안팎의 불안감과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첫 출근 때 당 사무처 관계자들에게도 90도로 머리를 숙이며 인사했다”며 “전당대회 유세할 때 당돌한 이미지와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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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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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6·11 당대표 경선 때 선거운동에 3000만원 정도만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경선 때 ‘소액모금’을 통해 1억5000만원을 모금했는데 남은 후원금 1억2000만원은 당에 전달해 토론배틀 등 공약 이행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과거 당대표 선거 때는 많게는 수십억원을 써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는데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도 이 대표가 당내 경선 선거자금 지출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세운 것 같다”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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