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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대법, '별장 성접대' 김학의 뇌물 사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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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뇌물수수 및 성접대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지난 2019년 11월22일 오후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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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별장 성접대 의혹 관련 수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5·사법연수원 14기)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증인이 기존 입장을 번복해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가 있었다는 주장을 검사가 증명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증인이 기존 입장을 바꿔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점을 들며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사정은 검사가 증인의 법정 진술이나 면담 과정을 기록한 자료 등으로 사전면담 시점, 이유와 방법, 구체적 내용 등을 밝힘으로써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총 1억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다. 그는 지난 2006~2007년 윤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성접대 등을 받은 혐의 등도 있다. 아울러 김 전 차관은 2012년 사망한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로부터 1억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1심은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김 전 차관이 2006~2007년에 윤씨로부터 성접대 등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뇌물 수수 금액이 1억원 미만이어서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고 판단했다. 1심은 김 전 차관이 2008년 초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와 윤씨 사이의 보증금 분쟁에 개입한 후 윤씨가 이씨에게 받을 1억원을 포기하도록 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저축은행 회장 김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도 1심은 무죄로 봤다.

아울러 김 전 차관이 다른 사업가인 최모씨로부터 8년간 신용카드를 받고, 명절 떡값으로 상품권 등을 수수하는 방식으로 총 4000만원 가량을 제공 받은 것도 모두 무죄 또는 면소판결했다.

2심은 1심과 같이 건설업자 윤씨로부터 받은 뇌물 및 성접대, 제3자 뇌물수수 등 혐의는 모두 무죄로 봤지만 김 전 차관이 사업가 최씨로부터 4000만원 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며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2월 김 전 차관이 신청한 보석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차관은 법정구속된 지 8개월 만에 석방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증인사전면담 이후 이뤄진 증언의 신빙성 및 그 판단 기준에 대해 판시한 최초의 판결"이라며 "이 판결을 통해 검사의 증인사전면담 이후에 이뤄진 증언의 신빙성을 평가하고 및 그 판단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검사의 일방적인 증인사전면담을 규제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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