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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슈 [연재] 아주경제 '아주 쉬운 뉴스 Q&A'

[아주 쉬운 뉴스 Q&A] '70달러' 뚫은 국제 유가, 더 오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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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시장의 기준점(벤치마크)으로 꼽히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런던 브렌트유 가격이 모두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약 3년 만입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일 대비 0.82달러(1.2%) 뛴 배럴당 70.05달러를 기록했는데요. WTI가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 2018년 10월 16일 이후 처음입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8월물도 0.73달러(1.02%) 오른 배럴당 72.22달러로, 2019년 5월 1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으로 마이너스까지 추락하는 굴욕을 맛봤지만, 올해는 40%가량 뛰는 강세를 보입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나타난 경기 회복세와 수요 증가 기대가 유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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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한가요?

A. 현재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무너졌던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세가 각종 경제지표로 확인되는 만큼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은행(WB)이 이날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보다 1.5%포인트(p) 높인 5.6%로 제시한 점도 전문가들의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현재 유가를 끌어올리는 '수요 낙관론'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국무부가 이날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가별 여행 경보를 대폭 완화한 것도 '원유 수요 증가 낙관론'으로 이어져, 유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습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올여름과 하반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로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Q. 이란의 복귀 등 공급 증가 우려는 없나요?

A. 시장은 앞서 한때 이란산 원유 수출 재개와 주요 산유국의 산유량 증가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런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입니다.

먼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오는 7월까지 기존에 합의했던 '점진적 감산 완화'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때 시행했던 기록적인 감산 조치를 철회하고 공급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지만, 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이고자 '단계적으로' 천천히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시장은 현재 산유국의 '감산 완화' 조치가 유가의 하락요인인 '공급 폭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는 코로나19로 억제됐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또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에도 이란에 대한 제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란발 공급 확대' 불안감도 진정됐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의 행동이 바뀌지 않는 한,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며 이란과의 핵합의에 미국이 복귀하더라도 이란이 합의를 준수할 때까지 현재의 제재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Q. 유가, 얼마나 더 오르나요?

A. 미국 금융가 등 전문가 대부분은 올여름 유가가 배럴당 75달러에서 8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부 투자은행(IB)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예상하기도 합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올해 WTI 가격 전망치를 평균 배럴당 61.85달러, 지난달 예측보다 5%가량 높였습니다. 브렌트유 전망치도 65.19달러로, 이전보다 4.7% 올렸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수요 회복과 기록적인 감산이 이뤄지면서 유가 상승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배럴당 100달러를 유가 전망치로 내놨는데요. 이와 관련 조건거래자(옵션 트레이더)들은 유가가 2022년까지 배럴당 100달러로 오를 것으로 보고 콜옵션(미리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블루크릭캐피털매니지먼트의 애덤 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가 100달러(2022년 12월물) 콜옵션에 대해 "모두가 그것을 보고 있다. 생각할 필요도 없는 아주 쉬운 결정"이라며 '유가 100달러 달성'에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고도 하네요.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 도달하면 조정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IHS마킷의 다니옐 예르긴 부사장은 유가가 80달러에 달하면, 수요가 영향을 받기 시작해 유가 상승을 제한하려는 정치적 반응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예르긴 부사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높은 휘발유 가격이 미국인 누구에게나 항상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 정도로 오랫동안 정치를 해왔다. 이는 그가 강조하는 에너지 전환(탄소중립) 시대에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최근 경제학자들은 원자재 상승 등에 따른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80달러까지 오르면 이들의 경계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고,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가능성도 커지며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 상승세를 조절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공급 축소, 수요 확대 등의 조치에 나설 것이란 의미입니다.

정혜인 기자 ajuc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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