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장이 부하 수장" 與인사 망언에
野 "文대통령 입장 애매모호 해서 이런일 벌어져"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이 지난 7일 채널A '뉴스톱10'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사진 = 채널A 방송 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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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민주당 전직 인사의 '천안함 망언'과 관련 야권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천안함 함장이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水葬)시켰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야권은 문재인 정부가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 이같은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천안함 폭침 부정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인지에 대해 눈치 보며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 말고 속 시원히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나 들을 법한 망언"이라며 "명명백백한 북한의 소행을 왜 생존 장병에게 덮어씌우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어 "5년째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조 전 대변인을 향해 "대변인이 아니라 '궤변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허 의원은 페이스북에 "천안함 피격의 주범은 북한의 김정은인데, 주범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 못하며 생존 영웅들을 주범 취급하고 있다"라며 "사회적 공감력이나 수치심도 없는 발언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자체 정화 능력을 잃은 집권 세력의 패륜적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천안함재단, 유가족회, 생존자전우회가 참전 장병 및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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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46명의 전우를 잃은 아픔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최원일 함장에게 김정은과 김영철이 저지른 범죄를 덮어씌우다니,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지 근본적인 회의가 든다"며 "이런 기막힌 일들이 계속 터져 나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부터 천안함 폭침에 대한 태도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라 꼬집었다.
한편, 조 전 대변인은 천안함 수장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도대체 뭐가 막말인가"라고 반박에 나섰다.
그는 "함장 지휘관이 폭침으로 침몰되는데도 뭐에 당했는지도 알지 못했다. 결국 46명의 젊은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함장이 책임이 없나"라며 "전 그들의 무능과 안일로 작전 중임에도 경계에 실패해 산화한 46명 애꿎은 젊은 목숨과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릴 그들의 동료 사병이 더 안타깝다"고 기존 입장을 거두지 않았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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