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정부의 대출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전년대비 올해의 대출 증가율은 6% 이내에서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대출공급 억제책으로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DSR은 차주의 총 대출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지표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7월부터 카드사 비회원 신용대출에, 내년에는 카드론에 각각 DSR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 일련의 대출규제책은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카드론 등 대출공급이 급증한데에 따른 리스크관리 조치로 해석된다. 단, 코로나 19로 인한 자영업자 대출은 총량규제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직접 피해를 증빙하기 어려운 상당수 개인사업자들은 까다로운 대출심사로 인한 대출액 축소 또는 대출금리 상승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의 경우 신용대출 문턱은 여전히 급여소득자에 비해 높다. 직장 경험 없이 창업한 소규모 자영업자는 사실상 신용대출을 받기 어렵다. 제2금융권의 경우 담보대출 아니면 자영업자 신용으로 대출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월매출 1000만원이 넘는 자영업자에 한해 연 2000만원 대출 한도를 설정하는 등 급여소득자 대비 대출조건이 까다롭다.
이러한 이유로 대다수 자영업자를 가맹점 회원으로 보유한 카드사는 최근 자영업자 대상 신용평가업(CB) 진출에 적극적이다. 새로운 유망사업으로 부각된 동 사업은 자영업자 대출금리 인하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영업자의 신용평점을 좀 더 정교하게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약계층 금융지원 강화라는 측면에서 동 사업은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기조에도 부합된다. 더욱이 카드사 입장에서도 동 사업은 올해 7월 예정된 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대출 수요 감소에도 대비할 수 있다. 즉, 자영업자 대상 CB업은 대출업의 수익성 보전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셈이다.
자영업자 대상 CB업을 위한 카드사의 준비 여건도 긍정적이다. 이미 상당수 카드사가 데이터 기반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마이데이터 사업 인허가를 획득했다. 또한 카드사는 수천만명의 소비자 거래정보, 가맹점 매출정보, 통신비, 각종 공과금 등 비금융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의 데이터 분석역량도 충분하다. 더욱이 일부 카드사는 지난해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카드정보 활용 개인사업자 CB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부 카드사는 자영업자의 향후 휴업 및 폐업 가능성 전망도 가능한 수준이다. 이는 가맹점의 카드 매출 데이터, 상권 경쟁력, 권리금 및 임대료 수준 등을 분석하여 예측하는 머신러닝 기법을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카드사의 자영업자 대상 CB업 진출은 정책금융, 담보중심 사업자 신용평가를 민간금융, 사업가치 중심 신용평가로 전환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사업가치 중심 대출인 'SBA 론(Loan)'이 소규모 은행 총여신의 약 20%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 전문 CB 사업자 육성 차원에서 인허가권 부여 등 카드사의 자영업자 대상 CB업 진출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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