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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잡아봐라!" 강민호, 이 남자의 '유망주 육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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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어르고 달래고 때로는 안아준다. 외침으로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고, 정곡을 찌르는 말로 투수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의 '투수 육아'에 원태인이 효과를 봤다.

원태인은 최근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달 18일까지 6승 1패 평균자책점 1.00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던 원태인은 19일 키움전에서 5⅔이닝 7실점, 27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5⅓이닝 6실점(5자책점)을 기록하며 2연패에 빠졌다. 평균자책점은 1.00에서 2.73으로 크게 치솟았다.

삼성은 원태인이 흐름을 바꿀 수 있도록 휴식 시간을 줬다. 일주일을 넘게 쉰 원태인은 앞서 자신을 상대로 7실점을 안긴 키움을 만났다. 고전을 하기도 했지만, 5이닝 4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7승(3패)을 챙겼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원태인은 자신의 부진 탈출에는 강민호의 도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강)민호 형이 100개 던지면 95개 스트라이크를 던지라고 말해주셨다. 머리를 비우고 쉽게 가자고 하셨다. 그런데 (안)우진이형 공이 빠르다보니 같이 힘이 들어가는 바보짓을 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강민호는 원태인을 도와 부진 탈출을 이끌었다. 지난달 19일 자신을 상대로 3연타석 홈런을 친 박동원을 만난 원태인은 이날도 밀어내기 볼넷과 2루타를 맞으며 고전했다. 그리고 5회말 2사 주자 없을 때 세 번째로 상대했다.

이때 원태인이 웃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웃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원태인은 "민호형이 갑자기 "마! 잡아봐라!"라고 말해서 웃었다. 원태인은 박동원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타구가 느렸다. 유격수 김지찬이 달려와 1루로 던졌다. 오재일이 포구했다. 포스아웃이 되는 듯했으나,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삼성은 비디오판독 끝에 아웃을 얻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원태인은 "민호형 말을 듣고 보니 2점 차라서 홈런 맞아도 앞서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비웠다. 맞자마자 생각했다. 타구가 느렸다. 이게 안타가 되면 정말 (박동원 선배와) 내가 안 맞나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다행히 아웃이 됐고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고 말했다. 박동원을 상대로 올 시즌 6타석 만에 만든 범타였다. 강민호의 한 마디에 긴장이 풀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원태인은 시즌 7승을 챙겼다. 지난해 6승이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이었는데, 이를 넘어섰다. 2연패라는 우여곡절 끝에 결과를 냈다. 원태인은 "6승의 벽에 막히다 보니 조금 생각이 많아졌었는데, 이날 경기 끝나고 민호 형이 안아줬다. 벽을 뚫었다는 생각이 든다. 늘 안 좋을 수도 있지만 신경 쓰지 말라고 말씀을 해주신다. 신인 때부터 민호형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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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은 원태인, 최지광, 이승현 등 젊은 투수들이 리그 대표 투수로 자리를 잡고 있다. 강민호는 젊은 투수 육성 책임자 가운데 한 명이다. 포수 리드와 포수의 투수 육성은 수치나 통계로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실효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강민호의 어린 투수 키우기 역시 수치로는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은 그에게 배운 것을 논하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포수가 가진 '무형의 가치'가 빛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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