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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IT업계 잇따른 노동문제

네이버 성장 이끈 창립멤버도 '직무정지'…조직문화 개선 전환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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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최대 위기…조직 전반 리더십·인사시스템 변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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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구 정자동 판교 네이버 사옥.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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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네이버가 사내이슈 문제로 1999년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네이버 직원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관련해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직무 정지됐다. 최 COO는 삼성SDS를 거쳐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20년 넘게 '동고동락'한 핵심 멤버로 꼽힌다. 최인혁 COO는 이해진 GIO와 마찬가지로 '서울대-삼성SDS' 출신으로 네이버 전신인 NHN 시절인 2000년부터 합류한 실세 임원이다.

지난해 '코로나 특수'를 타고 급성장하면서 터져 나온 노사 갈등을 비롯해 조직문화 개선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임원들의 직무 정지를 권고했고, 해당 대상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인사 대상자는 최 COO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신모 책임리더 등 4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뢰도가 확보된 객관적 조사를 하기 위해 직무 배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와 별개로 외부 기관을 통해 조사받는 과정을 갖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COO는 이 GIO와 함께 삼성SDS에 근무하다가 1999년 NHN(현 네이버)이 설립된 직후 개발자로 입사, 20년 넘게 조직 성장을 이끈 '실세 중의 실세'로 평가된다.

현재 네이버 COO와 해피빈 재단 대표,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 대표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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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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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네이버의 이번 조치는 시작에 불과할 뿐 조직 전반 리더십과 인사 시스템이 변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대표 교체 및 조기 퇴임설마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인이나 생활고를 비관해서도 아니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건 창사 이래 최대 이슈"라며 "회사는 절대 변칙을 쓸 수 없고 업무 배제와 조사, 투명한 조사 결과 공개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요한 건 이후 시스템 변화"라며 "창업자의 절대적 영향력과 그들과 가까운 소수 인원 위주로 돌아가는 인사가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가해자로 꼽히고 있는 신 모 책임리더는 2019년 1월 네이버에 재입사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최 COO의 결정으로 영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이 소속된 전국 화학섬유식품노조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여러 증언에 따르면 고인을 괴롭힌 상사는 네이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넷마블로 이직했다가 이직한 넷마블에서도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이라며 "이 문제적 인물이 다시 네이버 요직에 배치됐다는 사실은 학연·지연에 경도된 인사 배치가 행해져 왔다는 사실의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IT기업들은 기존 대기업과 차별점으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내세웠으나 이 사건은 아이러니(역설)하게도 특정 몇몇 관리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해 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IT기업의 급성장 이면에 합리적이지 못한 조직문화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조직문화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공동성명은 이번 사건 직후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일 것"이라고 밝혔다.

IT업계 업무 특성상 장시간 근로와 상시적 과로에 노출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번 사건 배경에도 '서비스 1위 달성'이란 압박이 작용했다는 뒷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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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지난 3월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국민비서 서비스 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 전해철 장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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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올해 초 '성과급 갈등'으로 대표되는 노사 갈등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쓴 회사가 몇몇 임원들에게만 파격적 보상을 주고 일반 직원들에겐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 지급과 저조한 연봉 인상률을 제시하면서 성장의 결실을 나누지 않는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이에 이 GIO가 직접 나서 보상 관련 설명회를 열고 첫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실현을 강조하며 장기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보상 정책을 펴고 있다는 답을 내놨으나 노조에선 "일방적 소통에 유감"이라며 즉각 비판, 직원들의 성과급 지급 금액과 비율을 정확한 수치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공동성명은 회사와 별도로 이번 사건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노무법인과 함께 직원 진술을 들으며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며 "아직 사내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했으나 필요하다면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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