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호중 "전 국민 재난지원금 포함 추경 시급"
野 "선거 전 표심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
전문가 "국민들 재난지원금 반기지 않을 수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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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여당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휴가철을 앞두고 본격 시작된 코로나 백신 접종에 발맞춰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악화하는 재정 건전성 등을 지적하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당이 '선심성 돈풀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는 시민들이 재난지원금을 무조건적으로 반기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피해 계층 집중 지원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위해 포용적 완화정책 그리고 전 국민 재난지원을 포함하는 추가경정 예산안의 편성과 처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가 추경 편성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경제활동이 회복되는 데 발맞춰 제2차 추경이 마련된다면 한국 경제에 특급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며 2차 추경 필요성을 처음 언급했다.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이번 여름에 움츠러든 실물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등 추가 재정 대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며 추경 편성을 공식화했다.
아직 구체적인 추경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2차 추경이 선별 지급이 아닌 보편 지급에 방점이 찍힌 만큼 '슈퍼 추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국회에서 논의 중인 자영업자 손실보상에 필요한 재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추경 규모는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은 지난해 3차 때의 35조1000억원이다.
여당이 언급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방안을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사진=포털사이트 '다음'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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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당의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을 두고 국가 채무를 우려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누가 재난지원금 달라고 했나. 바라지도 않는 돈을 왜 자꾸 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 모든 게 결국 빚이 되는 거다"라며 "국민의 혈세를 여당의 입맛에 따라 마음대로 갖다 쓰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 역시 "해도 해도 너무한다. 왜 국민들 세금만 자꾸 늘게 하냐", "전 국민 재난 지원금이 아니라 '대선 지원금'인 것 같다", "그 빚 누가 다 갚을 거냐", "어차피 우리 세금 아니냐. 세금 가지고 왜 생색내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내년 선거 때문에 미리 돈 푸는 것 아니냐"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재난지원금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찬성 의견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다. 지원금을 받으면 시민들이 그 돈으로 소비를 할 테니 소상공인들의 매출 또한 덩달아 늘 것"이라며 "다들 지원금 받으면 잘 쓸 거면서 왜 이렇게 비판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서울 중구의 한 점포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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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재원이다. 올해 1차 추경 이후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으로 1000조원에 육박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2%까지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국가채무비율은 36%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차에 걸친 추경과 올해 역대 최대 확장재정, 1차 추경에 따라 48.2%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 채무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여당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언급하는 것이 당 지지율 및 대선과 연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이슈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야당 역시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전 국민 재난 지원금이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일갈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작 필요한 데 돈을 쓰지 않고 민생을 외면하는 것은 정부와 민주당이다. 재정이 부족하다고 손실보상법 처리는 미루면서, 막대한 재정이 수반되는 '재난지원금', '슈퍼 추경'부터 꺼내는 이유는 무엇이냐"라며 "선거 전 표심을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밖에 의심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의당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나왔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손실보상법은 방치한 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말하는 민주당의 입장은 그 진의를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소상공인 손실보상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반복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국가 채무를 우려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재난지원금으로 인해 국가 채무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에 국민의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어 재난지원금을 무조건적으로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여당에서 이런 안들을 반복적으로 내다보니 국민들이 이를 일종의 '매표전략'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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