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차 재난지원금 미검토"…반발 분위기는 축소
與 "올여름 추경" 운떼…불어난 곳간에 반대 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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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올여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추석 명절 대목을 노린 '2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도 당내서 끊이질 않는다.
이에 정부는 "두 가지 모두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팔짱을 끼고 있다. 그럼에도 "제반 상황을 살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가능성 자체를 닫지는 않았다.
작년과 달리 재정 당국이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는 아닌 셈이다. 당정청 이견이 줄어든 만큼 추경과 전국민 지원 동력은 향후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점차 강해질 전망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전날 기재부가 5차 재난지원금 검토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반박자료를 펴내고 "기재부는 5차 재난지원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에도 기재부는 "(2차) 추경 편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하면서 정부가 조만간 내부적으로 추경을 검토할 것이란 세간의 추측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는 여당과 청와대의 온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에서 "이번 여름에 움츠러든 실물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한 추경안 등 추가 재정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적어도 내년까진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한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추가 재정 투입을 지시했다.
◇정부, 불어난 곳간에 '경기 활성화' 반대 쉽잖아
올초까지만 해도 기재부는 전국민 지원금과 소위 '슈퍼 추경'에 대해 줄곧 반대를 이어왔다. 하지만 상황 변화가 감지된다. 작년보다는 올해 재정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 1~3월 국세수입은 88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조원 늘었다. 올해 예산안에서 예측한 연간 국세는 282조8000억원인데, 결과적으론 300조원 정도가 걷힐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곳간이 예상보다 불어난 셈이다.
이렇게 늘어난 세수는 예상 세수를 조정하는 세입 경정을 통해 올해 사용할 수 있다. 경정 규모에 따라서는 국채 발행 없이도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에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28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2차 추경 검토를 묻는 질문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수 여건 변화 및 하반기 재정 보강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게다가 올여름과 가을, 일반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 확대로 코로나 확산세가 잠잠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추경 편성, 전국민 지원금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정부로서는 반대 논리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경기 마중물 역할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재정운용 기조다. 또 기재부도 재정 투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국내 소비가 싹트는 절호의 시기를 잡아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 3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가 충분히 방역 통제권에 들어올 경우 '보복소비' 뒷받침을 포함한 본격적인 내수진작책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선별 vs 보편' 2차전…7월 편성→8~9월 지급 유력
다만 정부는 재난지원금의 '보편' 지급과 관련해 반기를 들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작년 5월 지급된 1차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모두 14조3000억원의 예산이 들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금을 두 번 넘게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당에서도 선별 지원에 힘을 싣는 의원들이 많은 만큼 이달부터 자세한 추경 설계를 둘러싼 당정 협의가 예상된다. 이 같은 추경 시국에서 선별과 보편 지급론자가 다시 대치하는 2차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추경 편성 시기는 9월 본예산 편성을 앞두고 7월쯤이 될 확률이 높다. 이후 재난지원금은 지급 준비 절차를 거쳐 8~9월 순차적으로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 규모는 또다시 수십조원대까지 불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4차 재난지원금에서 자영업자 지원금 규모는 3조3000억~6조7350억원에 달했다. 여권에서 주장하는 백신 휴가비 지원의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연간 6조2000억원이 소요된다고 기재부는 추산했다.
전국민 지원금 지급 시기는 오는 9월20일 추석 연휴 이전에 지급해 소비 진작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렇게 해야 오는 11월로 예상되는 집단면역의 경기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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