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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전두환’ 문구 삭제한 5·18 전시물… 시민단체 “사전 검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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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작품 속 문구를 삭제한 아시아문화원 전시 홍보물(오른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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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위탁 기관인 아시아문화원이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전시 작품 속 일부 글귀를 삭제한 홍보물을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시아문화원은 28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5·18민주화운동 41주년 특별전시로 ‘역사의 피뢰침, 윤상원’이라는 주제로 한국화가 하성흡씨의 작품전을 연다. 작품전에는 하 씨가 12가지 주제에 따라 수묵으로 그린 윤상원의 일대기를 담은 그림 12점과 소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아시아문화원은 전시를 앞두고 하씨의 작품을 배경으로 쓴 홍보물을 만들면서 원작을 무단 훼손했다. ‘광주의 입-투사회보를 만들다’라는 제목의 원작에는 윤상원 시민군 대변인이 올라탄 차 앞면 흰 펼침막에 ‘전두환을~’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하지만 홍보물에는 이 문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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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품 내용대로 원상복구된 전시 홍보물. /아시아문화전당 홈페이지


시민단체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검열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조성사업 정상화 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하씨의 작품 훼손은 예술가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반문화적인 행태이자 사전 검열 행위”라며 “아시아문화원은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작가 뿐 아니라 5·18 관계자와 지역 예술인, 광주시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시아문화원은 이날 임직원 명의로 낸 사과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41주년 특별전시 준비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전시 홍보를 위해 작품을 활용한 포스터를 전당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과정에서 담당자 실수로 특정 문구를 삭제했다”며 “문제를 인지한 즉시 원작대로 게시하고 작가와 윤상원열사기념사업회에 경위 설명과 사과를 했다. 두번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하씨는 사과를 수용해 전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아시아문화원은 전했다.

한편, 하씨는 지난 2019년부터 2년여에 걸쳐 수묵화 기법으로 윤상원 열사의 유년기부터 들불야학, 5·18 시민군 대변인을 거쳐 도청을 사수하며 최후 항전하고 산화하기까지의 일대기를 그렸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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