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라임사건 보고받던 김오수, 퇴임후 ‘라임 변호사' 맡았다

조선일보 표태준 기자
원문보기

라임사건 보고받던 김오수, 퇴임후 ‘라임 변호사' 맡았다

속보
코스피 5천 재돌파···코스닥도 1,000 목전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작년 9월부터 이달 초까지 8개월간 법무법인 화현의 변호사로 활동하며 총 22건의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 중엔 피해자가 총 5000명이 넘는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관련 사건, KT 구현모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라임 사건 등 상당수는 김 후보자가 주요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법무부 차관일 때 수사가 진행된 것이어서 ‘전관(前官) 특혜’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옵티머스 연루' 이낙연 측근 변호

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현 여권 인사들과 관련된 사건들을 상당수 맡았다. 그는 작년 12월 당시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대표실 부실장 이모씨 변호를 맡았다. 이씨는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 측으로부터 작년 4월 총선 전 이낙연 대표의 여의도 사무실의 보증금, 1000만원 상당의 가구와 집기, 이 대표의 종로구 선거사무소의 복합기 대여료 76만원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후보자는 작년 12월엔 옵티머스 펀드 4300여억원을 판매한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의 변호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사태 피해자는 1000명, 피해액은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또한 김오수 후보자는 올 2월엔 성남시와 건설사와의 공사대금 민사 소송에서 민주당 은수미 시장이 있는 성남시를 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가 수임한 사건 22건 중 14건(63%)이 대표 친(親)정권 검사인 이성윤 검사장이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사건이었다.

◇라임 및 대기업 사건 다수 수임

김 후보자는 또 작년 9월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이던 라임 펀드 사기 사건의 피의자인 펀드 판매사 A은행을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4000여명, 피해액은 1조6000억원대에 이르는 이 사건에는 현 여권 인사들이 다수 연루됐었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라임 사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하는 등 잇달아 ‘라임 수사 방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서울남부지검이 라임 펀드 사기사건 수사에 착수했던 작년 2월 김 후보자는 추 장관을 법무차관으로 보좌했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차관에서 물러난 작년 4월까지 두 달간 영장 집행 등 주요 수사 상황을 보고받았을 것”이라며 “명백한 이해 충돌로 보인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대기업 사건도 다수 수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작년 10월 구현모 KT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도 맡았다고 한다. 구 사장은 2014~2017년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 19·20대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2019년부터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는 김 후보자가 법무차관일 때였다.

김 후보자는 또 작년 9월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BQ가 자기들의 ‘영업 비밀’을 누설했다며 동종 기업인 bhc를 고발한 사건에서 BBQ의 변호를 맡았다.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한 이 사건은 ‘여권 실세가 뒤에서 특정 업체를 비호한다’는 말이 많이 나왔던 사건이었다. 이 밖에 올 1~2월엔 한 제약회사의 주가 조작 사건과, 롯데노조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고발한 사건을 연이어 수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 전관예우의 상징”


법조계에선 김 후보자가 변호사 활동 8개월간 대기업 사건 등 굵직한 사건 22건을 수임할 수 있었던 건 검찰 고위직 출신이기 때문이란 관측이 많다. 그가 법무법인에서 월 2900만원의 자문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란 것이다. 한 변호사는 “김 후보자는 검찰 재직 시 보고받은 사건을 퇴직 후 수임해 돈을 번 셈”이라며 “전관예우의 상징 같은 사람이 검찰총장이 된다면 검찰은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