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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라임사건 보고받던 김오수, 퇴임후 ‘라임 변호사'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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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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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작년 9월부터 이달 초까지 8개월간 법무법인 화현의 변호사로 활동하며 총 22건의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 중엔 피해자가 총 5000명이 넘는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관련 사건, KT 구현모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라임 사건 등 상당수는 김 후보자가 주요 수사 상황을 보고받는 법무부 차관일 때 수사가 진행된 것이어서 ‘전관(前官) 특혜’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옵티머스 연루' 이낙연 측근 변호

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현 여권 인사들과 관련된 사건들을 상당수 맡았다. 그는 작년 12월 당시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대표실 부실장 이모씨 변호를 맡았다. 이씨는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 측으로부터 작년 4월 총선 전 이낙연 대표의 여의도 사무실의 보증금, 1000만원 상당의 가구와 집기, 이 대표의 종로구 선거사무소의 복합기 대여료 76만원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후보자는 작년 12월엔 옵티머스 펀드 4300여억원을 판매한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의 변호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사태 피해자는 1000명, 피해액은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또한 김오수 후보자는 올 2월엔 성남시와 건설사와의 공사대금 민사 소송에서 민주당 은수미 시장이 있는 성남시를 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가 수임한 사건 22건 중 14건(63%)이 대표 친(親)정권 검사인 이성윤 검사장이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사건이었다.

◇라임 및 대기업 사건 다수 수임

김 후보자는 또 작년 9월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이던 라임 펀드 사기 사건의 피의자인 펀드 판매사 A은행을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4000여명, 피해액은 1조6000억원대에 이르는 이 사건에는 현 여권 인사들이 다수 연루됐었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라임 사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하는 등 잇달아 ‘라임 수사 방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서울남부지검이 라임 펀드 사기사건 수사에 착수했던 작년 2월 김 후보자는 추 장관을 법무차관으로 보좌했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차관에서 물러난 작년 4월까지 두 달간 영장 집행 등 주요 수사 상황을 보고받았을 것”이라며 “명백한 이해 충돌로 보인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대기업 사건도 다수 수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작년 10월 구현모 KT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도 맡았다고 한다. 구 사장은 2014~2017년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 19·20대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2019년부터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는 김 후보자가 법무차관일 때였다.

김 후보자는 또 작년 9월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BQ가 자기들의 ‘영업 비밀’을 누설했다며 동종 기업인 bhc를 고발한 사건에서 BBQ의 변호를 맡았다.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한 이 사건은 ‘여권 실세가 뒤에서 특정 업체를 비호한다’는 말이 많이 나왔던 사건이었다. 이 밖에 올 1~2월엔 한 제약회사의 주가 조작 사건과, 롯데노조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고발한 사건을 연이어 수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 전관예우의 상징”

법조계에선 김 후보자가 변호사 활동 8개월간 대기업 사건 등 굵직한 사건 22건을 수임할 수 있었던 건 검찰 고위직 출신이기 때문이란 관측이 많다. 그가 법무법인에서 월 2900만원의 자문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란 것이다. 한 변호사는 “김 후보자는 검찰 재직 시 보고받은 사건을 퇴직 후 수임해 돈을 번 셈”이라며 “전관예우의 상징 같은 사람이 검찰총장이 된다면 검찰은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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