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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전두환 항소심 연기된 까닭, “소환장 안 보냈네” 법원 얼빠진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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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법원

‘라임’ 김봉현 진술 끝났는데… 앗, 증인선서를 빠뜨렸네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24일 열렸지만 재판부가 당사자에게 소환장을 보내지 않아 재판이 바로 연기됐다.

이 사건을 심리하는 광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재근)는 이날 오후 2시 법정에 입장하자마자 재판을 연기했다. 법원이 피고인에게 재판 기일을 알리고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업무 착오로 소환장 송달이 안 된 것으로 파악됐다. 형사소송법상 재판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재판 기일을 오는 6월 14일로 연기했다. 법원 관계자는 “형사사건 송달 업무는 아직도 수작업을 통해 등기 우편으로 보내는 방식인데, 담당 직원의 실수로 송달이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같은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전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고, 변호인만 출석했다.

앞서 법원에선 법정에 출석한 증인에게 ‘증인 선서’를 받는 절차를 빠뜨려 법정 증언이 무효가 될 수 있는 상황도 발생했다. 지난 18일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가 진행한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이 전 위원장이 무죄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런데 이날 재판부는 김 전 회장 진술에 앞서 그에게 증인 선서를 받는 절차를 빠뜨렸다고 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증인은 재판 증언에 앞서 ‘사실 그대로 말하고,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겠다’는 선서문을 낭독해야 한다. 선서가 없다면 해당 재판에서 증인의 진술은 증거 능력이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 의견이다. 한 판사는 “증인 선서를 빠뜨리는 건 처음 본다”고 했다.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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