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방관 지인 신고로 음주운전 ‘덜미’...측정 거부하다 입건

부산의 한 소방관이 운전대를 잡고도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해 입건됐다.

24일 부산경찰과 부산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부산지역 소방 공무원 A(20대)씨가 음주운전 신고에 따른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입건됐다.

A씨는 이날 1차로 술을 마신 뒤, 2차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700~800m 가량을 운전했다. 이후 2차 술자리를 끝내고서는 대리 기사를 불러 집으로 귀가했다.

이 같은 내용은 A씨와 함께 술자리에 있던 지인의 신고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A씨를 찾아가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A씨는 이를 거부했다. 자신이 운전대를 잡은 것은 1차를 끝내고 2차로 갈 때였는데,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 시기가 2차 술자리를 마친 다음이었기 때문에 자칫 2차 술자리에서 마신 음주량까지 측정되는 걸 우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일러스트=정다운

A씨는 부산지역 일선 안전센터에 근무하는 20대 소방사로 알려졌다.

사건 다음날인 지난 18일 오후 ‘A씨와 연락이 되질 않는다’는 가족들의 신고로 경찰·소방이 출동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극단적 선택 등을 우려한 경찰이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A씨가 지인의 집에 있는 점을 확인했고, 신고 1시간여 만에 강제로 문을 열어 A씨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A씨는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A씨에 대한 경찰 수사 개시 통보문이 전달되면 신분 조치를 할 계획이다”며 “혐의의 경중에 따라 직위해제 후 징계를 하거나, 경찰 최종 수사 후 징계를 하는 것 등은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