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성 김 임명 발표 깜짝선물…비핵화 협상 우선”
韓 남북관계 독자성 인정…바이든, 김정은 만남 선긋기
공동성명 대만·남중국해 언급…‘중국’ 직접 명기는 안해
문재인 대통령의 3박5일 미국 방문이 마무리된 가운데 한미는 민감한 북한문제와 중국문제에 있어서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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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신대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3박5일 미국 방문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이 23일 마무리됐다. 한미는 다방면에 걸친 의제에서 굳건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협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민감한 부분에서는 상호 입장을 존중하며 절제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 방미 전부터 초미의 관심을 모은 북한과 중국문제가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문제 해결에 공감했다. 성명은 특히 “2018년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믿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뒤에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북미 간 합의인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판문점선언 명시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에서의 독자성을 일정 정도 인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둘러싼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을 확보한 셈으로 남은 1년여 임기 동안 남북관계 추동력은 물론 차기 정부에서의 연속성 확보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문 대통령 방한에 맞춰 한반도 전문가인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하는 길에 SNS를 통해 “성 김 대북특별대표의 임명 발표도 기자회견 직전에 알려준 깜짝선물이었다”며 “그동안 인권대표를 먼저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대북 비핵화 협상을 더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다만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이 있어야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선을 긋고, 공동성명에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권문제를 포함하는 등 기존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3박5일 미국 방문이 마무리된 가운데 한미는 민감한 북한문제와 중국문제에 있어서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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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한미는 중국문제에 있어서도 절묘한 합의점을 찾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는데 한미가 공동성명에서 대만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두 정상은 또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하며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할 것”이라며 “남중국해 및 여타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합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상업 및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 존중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는데 역시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다만 지난달 미일정상회담 공동성명과 달리 중국을 직접 명시하지 않았고 애초 미국이 밀어붙일 경우 곤혹스러울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문제나 홍콩 문제 등도 거론되지 않았다.
중국문제와 관련 한미정상회담 뒤 공동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하도록 압박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행운을 빈다(Good Luck)”고 했고, 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그런 압박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다만 중국은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과 남중국해가 언급된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다. 이는 향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등 한중 사이에 풀어야할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대만 관련 표현은 아주 일반적인 표현”이라며 “미국도 우리와 중국 간 특별한 관계에 대해 많이 이해하기 때문에 미일 공동성명과 한미 공동성명에서 인도‧태평양 분야의 내용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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