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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전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교구 대주교를 면담하고,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끌고 다니며 일하던 나무 손수레로 만든 십자가를 선물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최초로 추기경으로 임명된 인물로, 인종 차별 문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과 한반도 평화, 인종 간 화합, 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한미 정상회담에서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진전을 위해 긴밀히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하고,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반도의 평화는 남북한 주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달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평소 인종 간 화합을 강조해온 그레고리 추기경이 한국 등 아시아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늘 관심을 갖고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인류애를 바탕으로 인종은 물론 개개인 간에도 상호 존중을 실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인종 간 화합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코로나 같은 재난 상황이 어려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고, 갈등도 어려운 사람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며 그레고리 추기경이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레고리 추기경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2004년 아시아·남태평양 주교회의 참석차 방한하기도 했던 그레고리 추기경은 17년 전 한국 방문 경험을 설명하며 "당시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환대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며 "다시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그레고리 추기경이 한국을 다시 찾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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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한국의 가톨릭 교회는 인권, 복지, 남북통일 등의 분야에서 큰 정신적 영향을 주는 지도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고,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국의 가톨릭 교회가 사회정의 구현과 가난한 사람을 돕고,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레고리 추기경의 인종 간 갈등 봉합을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잇따르는 증오범죄와 인종 갈등 범죄에 한국민도 함께 슬퍼했다”며 “증오방지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서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면담이 끝나고 '손수레 십자가'를 선물하며 "수십 년 전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끌고 다니며 일하던 나무 손수레를 사용하지 않게 되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이 십자가로 만들었다"며 유래를 설명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성스러운 상징'이라며 십자가에 입을 맞췄다. 끝으로 문 대통령에게 한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축복 기도를 했다.
(워싱턴)=청와대 공동취재단·(서울)=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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