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백신 지원' 관련 성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오후 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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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정치팀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민주당, '부동산 정책 변화' 놓고 '대혼란'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순방에 나섰다. 양국이 협의할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어떤 성과가 나올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부동산 정책 수정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특히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추진하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향을 두고 정부 기조와 어긋난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오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력한 여권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민주당 친문들은 우회적 비토와 함께 이광재 의원을 물밑 지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6월 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수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5선 중진부터 초선까지 다양한 경력과 세대별 인물이 나섰고, 여성 후보도 대거 출마해 이목이 쏠린다.
문 대통령이 방미 중 미국으로부터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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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만발 '한미 정상회담'…여야 정치권 '코로나19 백신 지원' 주목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9일 오후 3박 5일 일정으로 출국했어. 대북 정책 조율, 코로나19 백신 협력, 반도체·배터리 협력 및 투자, 기후변화 공동 대응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어떤 성과가 나올지 주목돼. 한미 정상회담은 한국시간으로 토요일(22일) 새벽 이뤄지는데, 문 대통령이 방미 기간 '후한' 대접을 받고 있어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 훈장'을 수여하는 행사에 문 대통령을 초청했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명예 훈장 수여이면서, 외국 정상이 명예 훈장 수여식에 참석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야.
-이에 문 대통령도 첫 일정으로 한국전 참전 전사자 및 가족 40만여 명의 유해가 안치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고, 이어 사전 계획에 없었다가 뒤늦게 추가된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관도 방문했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롤모델로 제시했던 대통령이기도 하고, 바이든 대통령도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공통분모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주요 현안을 잘 풀어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
-야당은 아무래도 백신 관련한 성과를 주목하고 있어.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 방미 전부터 백신 사절단 등을 파견한 바 있지.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백신 스와프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상당한 비판을 쏟아낼 것으로 보여.
-여당에서도 미국의 '백신'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송영길 대표는 21일 회의에서 "대통령이 강조한 백신 글로벌 허브 구축 관련 지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어. 반면 문 대통령 '복심'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처음 만나는 소개팅 자리에서 결혼반지를 주고받을 순 없다"면서 "우리가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봐야 된다"고 했어. 문 대통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갖고 돌아올 경우를 대비한 말이 아닌가 싶어(웃음).
-사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언론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 협의 내용, 일정 등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갔는데, 청와대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어. 출국 직전까지도 "한미 간 백신 협력 등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 중이나, 지금까지 결정된 바 없다"며 추측 보도를 삼가해 줄 것을 수차례 당부했어. 언론을 통해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막상 그 기대치를 충족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실망감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여.
민주당이 최근 LTV 비율 상향 등 부동산 정책을 놓고 내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송 대표가 21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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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부동산 정책 수정' 진통
-민주당은 부동산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데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지. 국민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정책인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또 정책에 대한 후폭풍을 고려해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대체로 재산세 감면 문제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분위기야. 공시가로 현행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상향 조정해 혜택 범위를 넓히자는데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이지.
-일반 서민들이 가장 바라는 건 무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일 텐데, 송 대표가 말한 90% 이상 대출은 실현 가능성이 있나? 당내 반발이 만만찮은 것 같은데.
-송 대표가 제시한 '무주택 실수요자 LTV 90%' 방안은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할 거 같아. 일단 당내 반발이 심해. 대출 받아 집 사라고 하는 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거지. 부동산 특위에서는 일단 7월 재산세 고지서에 바로 반영할 수 있도록 재산세 완화 문제부터 매듭짓는다는 입장이야. 그래서 지난 20일 이 문제를 결론 내릴 거로 예상됐지만, 이것조차도 이야기가 모이지 못했어. 대출 규제 완화는 더 쉽지 않을 것 같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1일 공개적으로 "청춘들에게 '빚내서 집 사라'고 할 게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지. LTV 완화 문제는 당내 부정적인 여론이 커. 집값 안정에 사활을 건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고 말이야. 부동산특위 내에서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자는 데는 견해차가 있다는 전언이야. 현재로선 추진하기가 쉽지 않아 보여. 당내 의견 수렴을 통해 조율이 된다면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일단 24일 정책의총에서 의견을 모으기로 했는데 총의가 어떨지 지켜봐야 할 것 같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대권 행보를 보이면서 친문 의원들의 '친노 후보' 물밑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 지사가 지난 20일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총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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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드리운 '광폭 행보' 이재명 그림자
-요즘 이재명 경기지사 행보가 민주당 대권주자 중 유독 눈에 띄는데 친문계 쪽은 어떻게 보는 분위기지?
-친문계는 대놓고 이 지사를 비판하지는 않고 '대선 경선 연기론'을 꺼내면서 판을 흔들고 있어.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출신이자 친문(친문재인) 핵심 전재수 의원은 지난 20일 "경선을 두세 달 연기해서 이재명 지사가 후보가 안 될 거라면, 두세 달 연기 안 해도 후보가 안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어.
-한편으로는 이 지사 측에 합류하지 않는 의리(?)를 보여주면서 이 지사 비토 움직임도 느껴져. 예를 들어 이 지사 원내 조직이라 할 수 있는 '성장과 공정 포럼'에 PK(부산·경남)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어. 이 지사 측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재호 의원(재선·남을)이나 전재수 의원 등도 영입하려고 접촉했는데 실패했다고 해.
-이 지사는 친노·친문 좌장 이해찬 전 대표의 지원을 받아 세를 확장했지. 원래 친문은 이 지사를 굉장히 싫어했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지사가 문 대통령과 각을 세웠기 때문이야. 그런데 이 지사가 워낙 당내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르다 보니 친문의 반발 강도가 과거보단 약한 상황이야. 이 지사도 중도층 확장을 염두에 두고 중도층 구애에 신경 쓰면서 친문이 받는 자극도 적어.
-일단 당내 말이 많았던 경선 연기론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한 형국이고. 친문 진영에서는 일단 다른 대안을 찾는다는 관측이 많은데, 친문 진영의 선택지는 적어. 1,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는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고 말이야. 일부 핵심 친문 의원들이 이광재 의원을 돕고 있다는 설도 있어.
-실제 박재호·전재수 의원은 '원조 친노' 이광재 의원 대선 준비를 돕고 있는 거로 알려졌어.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무비서관, 전 의원은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제2부속실장을 지낸 바 있는데 노무현 정부 때 인연이지. 노 전 대통령 고향이 지역구인 경남 재선 김정호 의원도 이 의원을 돕는 거로 알고 있어.
-이재명 대세론과 그에 따르는 의원들이 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들이 미는 후보는 좀 약해 보이기는 하네.
-개인적으로는 20일 성장과 공정 포럼에서 이 지사가 "공정과 성장, 성장과 공정 나아가 '공정 성장'을 향한 여러분의 노력을 치하하고 또 함께하겠다"고 했는데 '치하'라는 건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사용하는 표현이잖아? 친이계의 상하관계가 은연중에 분명하게 드러난 게 아닌가 싶었어.
-종합하면 서서히 이 지사의 당내 장악이 이뤄지고 있는데, 친문은 내세울 뾰족한 후보가 없어 답답해하는 상황인 듯하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여성 후보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선거 흥행의 요소가 될지 주목된다. 왼쪽부터 나경원 전 의원, 김은혜 의원, 이영 의원, 정미경 전 최고위원. /이새롬·남윤호·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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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여성 후보' 다수…기대감 상승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눈여겨볼 점은 여성 후보가 많다는 점이야. 당대표 후보군에선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나경원 전 의원과 초선인 김은혜 의원이 있어. 최고위원 후보군에선 정미경 전 의원과 초선 이영, 배현진 의원이 나섰지. 초선인 조수진 의원도 출마를 앞두고 있어. 앞서 진행된 민주당 당대표 후보군에 여성이 한 명도 없었던 점과 비교해 보면 뚜렷이 차이가 나는 대목이야.
-당대표 선거의 경우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후보 난립이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어. 선거 흥행 자체도 좋지만, 공정한 경선 방식과 경쟁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경선 방식에 문제 삼는 이가 있어?
-경선 초반 여론조사비율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당대표 후보들은 말을 아끼고 있어. 선관위 내부에서 경선 방식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졌지. 소장파 선관위원들은 여론조사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출마자도 정말 다양하네, 5선 주호영, 4선 나경원·홍문표 등 중진도 있고, 초선의원도 있고, 원외에만 있었던 이준석 등도 있고. 나이대도 폭이 굉장히 넓고 남녀 성비도 균형을 이루는 것 같아. 전반적인 후보군 스펙트럼이 아주 넓은데,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
-그래서 이번 당대표 선거를 세대 대결 구도로 보는 사람도 많아. 확실히 나이대가 다양하지. 중진의원들은 '경륜'을, 초선 혹은 0선 후보들은 '쇄신'을 외치고 있어.
-이번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서 국민의힘의 향후 방향성이 확실히 정해질 것 같네. 기존대로 가느냐, 혁신정당으로 거듭나느냐.
-후보군 중 연대, 혹은 단일화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건?
-구체적인 건 없지만 김웅 의원은 확실한 단일화 의지가 있어. 주로 의견이 비슷한 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할 생각이야.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공감대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어. 중진의원들 사이에선 전혀 기류가 감지되지 않고 있어. 홍문표 의원은 완주 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어.
-후보가 너무 많고, 비슷한 부류로 묶을 수 있는 인사들도 있어서 앞으로 단일화 여부도 잘 지켜봐야겠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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