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언론 "중국 당국 영향" 분석
장이밍 바이트댄스 창업자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팔로알토=로이터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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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만든 중국의 청년 인터넷 사업가가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나이가 아직 38세에 불과한데다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가 상장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돌연 경영에 손을 떼기로 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張一鳴)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후임은 공동 창업자이자 장씨의 대학 동창인 량루보(梁汝波)가 맡는다. 장씨는 “저는 이상적인 경영인으로서의 덕목이 부족하다”면서 “일상의 관리 책임에서 벗어나면 장기적인 전략과 조직 문화, 사회 책임을 보살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CEO 사임 후 지식 공부에 매진하면서 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공익사업을 펼치는 데 깊이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바이트댄스 측은 장씨의 사임 발표가 일상 관리에서 벗어나 장기 전략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사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CEO가 돌연 사퇴 결정을 내리면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그간 중국 언론들은 바이트댄스가 홍콩 또는 미국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수차례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약 340조 원)에 달해 단숨에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시총이 높은 기술기업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인 거부로 도약할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틱톡 로고. AP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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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매체들은 중국 당국의 영향력 때문이란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10월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금융당국의 핀테크 산업 규제가 퇴행적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한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 인터넷 공룡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당국으로부터 3조 원대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았다. 바이트댄스를 포함, 중국 IT 업계를 대표하는 기술기업 관계자들도 줄줄이 당국에 소환되던 터다. NYT는 “규제 압력이 커지면서 일부 기업 경영진은 자신에 대한 추가적인 관심을 피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알리바바의 라이벌인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 창업자 황정(黃崢ㆍ41)도 지난 3월 돌연 CEO직을 넘겼다”고 전했다.
중국의 기술 전문가 리청둥은 로이터 통신에 “장씨가 상장 후 그의 재산이 급증하면서 미디어의 관심 대상이 되는 것을 걱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에서 부자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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