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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20승 선점 선두 고공비행 삼성, 첫 번째 정산일 다가온다 '삼야호~'[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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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삼성 오승환(왼쪽)이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삼성의 경기 9회말 등판해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강민호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오승환은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0세이브를 기록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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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자영업자들은 호황을 누릴 때 정산일(日)을 손꼽아 기다린다. 수익 향상이 눈에 띄면 손에 쥐는 것도 많아진다. 6년 만의 20승 선점에 성공한 삼성 선수단도 ‘정산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5경기 뒤면 1차 정산을 한다.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삼성은 올시즌을 앞두고 연봉 체계를 바꿨다. 연봉 지급 방식을 기본형과 목표형, 도전형 등 세 가지로 세분해 선수에게 선택권을 줬다. 특히 풀타임 주전에게는 연봉 10%를 반납하고 시작하는 목표형과 20%를 반납하는 도전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연봉 1억원이 책정된 선수라면 10% 또는 20%를 반납해 9000만원(또는 8000만원)에 계약한 뒤,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인센티브로 반납액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받게 되는 형식이다. 도전 목표는 개인과 팀성적이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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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해민이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삼성의 경기 9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KT 투수 주권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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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와 도전이라는 어감 자체가 두 가지 유형의 차이점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지난해 성적이 큰 폭으로 떨어진 선수라면 평년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자신과 싸움일 수 있는데, 연봉 10%를 반납하는 대신 더 큰 당근을 수확할 수 있다. 평균값을 낼 수 있는 선수라면 시즌 성적을 상향 설정해 커리어 하이에 도전할지를 선택한다. 20% 반납이 생각보다 큰 액수로 비칠 수도 있지만, 팀 성적까지 목표를 달성하면 연봉의 두 배가량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유혹이다.

일명 ‘뉴타입 인센티브’로 명명한 새 연봉 지급 방식에 적용 대상 선수 28명 가운데 7명이 목표, 6명이 도전형을 선택했다. 프리에이전트(FA)를 제외한 재계약 대상자 중 13명이면, 1군 엔트리의 절반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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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이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삼성의 경기 3회초 무사 3루 상황에서 KT 선발 고영표를 상대로 1타점 희생플라이를 치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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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던 중 구단과 선수간 절충안을 도출한 내용도 눈길을 끈다. 통상 옵션은 시즌이 끝난 뒤 정산한다. 그런데 삼성은 정규시즌을 삼등분해 48경기에 한 번씩 정산하는 것으로 제도를 도입했다. 일종의 분기 결산으로 볼 수도 있는 방식인데, 부상 등 돌발변수로 손해보는 선수를 위한 일종의 배려로 풀이된다. 사실상 마이너스 옵션을 선집행한 상태로 시즌을 맞이하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조급증을 버리고, 단기목표(48경기) 설정으로 지치지 말라는 구단의 요구도 반영된 조합이다.

덕분에 삼성은 시즌 초반 부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전열을 정비해 선두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구단이 선수들에게 한 동기부여가 힘이 된다”며 새로운 연봉 시스템이 시너지효과를 불러왔다는 것을 인정했다. 1분기 성과가 저조한 선수는 2, 3분기에 만회할 수 있다는 점도 동기부여 일환으로 비친다. 카드사에서 오래 몸담은 원기찬 대표이사의 아이디어가 실적 향상을 위한 동기부여에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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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정현이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삼성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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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성구단의 ‘도전형’ 방점은 시즌 83승이다. 지난해 통합우승팀 NC가 기록한 승수다. 목표형은 72승으로 최소 승률 5할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내는 것이 목표다. 분기(48경기)별 24승씩 따내면 1차 목표 달성인데, 이를 달성하면 뉴타입 인센티브 적용 대상자들도 플러스 옵션을 달성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 첫 번째 단계인 시즌 초반에 33경기 만에 20승을 따내 남은 15경기에서 4승만 보태면 1차 목표 달성이다. 1차 정산까지 남은 15경기에서 7승 8패를 해도 1분기 목표를 3승 초과달성한다. 이런 방식으로 분기별 기본 목표를 4승씩 초과달성하면, 시즌 84승도 가능하다. 길게 보면 어려운 숫자이지만, 나눠서 생각하면 해볼만 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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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재일(왼쪽)이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삼성의 경기 3회초 2사 KT 선발 고영표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고 강한울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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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삼성의 승승장구를 지켜본 수도권 팀 관계자는 “선수단 연봉 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만일 삼성이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 성과를 거두면 다른 팀도 이 시스템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실상 승리수당을 의미하는 메리트 시스템 부활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선수가 마이너스옵션을 선집행하고 성과급을 받는 방식인데다 옵션 계약이 금지된 게 아니라 문제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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