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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부동산 이모저모

文 "부동산 할말없다"…이례적 사과 만든 결정적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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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정치 읽어주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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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점검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방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0.12.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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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부동산 부분 만큼은 정부가 할 말 없는 상황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 한 말이다. 특정 사안에 대해 이 정도의 표현으로 사과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자신있다" "결코 지지 않는다" 등 자신감을 피력해 왔다. "할 말 없다"로의 급격한 반전은 그만큼 뼈아프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에 고개를 숙인 건 '역대급 유동성'이라는 불리한 변수와 함께, 실패로 귀결된 정책적 대응 때문이다. 그리고 정책 실패를 상징하는 몇 가지 결정적 장면들이 있다.


"공급은 충분하다"는 부정확한 분석

문재인 정부의 초기 부동산 정책을 디자인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2017년 사회수석비서관 시절에 8.2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직후 '공급은 충분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공급이 넉넉하니, 수요만 '핀셋 규제'로 잠그면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마지막 3년 동안 주택 공급량을 두고 "단군이래 최대규모"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공급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불을 진화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 왜 집을 짓지 않냐'고 하는 것이다. 온당치 않다"며 "지금은 불을 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공급은 부족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는 '공급 부재'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요 및 투기 억제 정책 일변도로 대응했다. 서울·세종 등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했고, 양도소득세·금융규제·보유세·종부세 강화 카드를 꺼냈다. 결과는 4년 내내 지속된 서울·수도권을 중심의 가격 폭등이었다. 결국 올해들어 '83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했고, '공급은 충분하다'는 전제를 스스로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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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2019.5.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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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간과한 잘못된 상황 판단

문재인 정부는 '17만호 임대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을 '공급대책'으로 앞세웠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신혼부부용, 젊은이들을 위한 공공임대 주택 등이 준비되고 곧 발표 시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폭등 속에서 "이번이 마지막 '영끌' 매수 기회"라는 심리가 구축되면서 '공공임대주택'은 대안이 되지 못했다. 또 중산층도 살 수 있는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주거 사다리'를 구축하겠다는 정책은 '내 집 마련', '더 나은 주거 확보'라는 인간의 기본 욕구를 무시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인기 웹툰 작가 기안84 공공임대주택을 두고 "선의로 포장된 집, 너희들이나 실컷 살라"고 풍자했다.

오히려 고위 공무원 등 정책 입안자들은 서울 아파트에 살고, 2030세대 등 무주택자들은 평생 임대주택에 살아야 한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스스로 아파트에 사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대주택을 들른 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자", 문 대통령이 '13평 임대주택'을 방문해 "아늑하다. 신혼부부에 어린아이 2명도 가능하겠다"고 한 건 공분을 부른 대표적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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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기안84의 네이버 웹툰 ‘복학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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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에 맞는 통계'를 고집한 무책임함

작년 7월 국회에서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들어 국내 집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알고 있느냐"는 야당의 질문에 대해 "한국감정원 통계로 서울 집값은 11%, 아파트 가격은 14% 올랐다"고 답했다. 야당은 물론 여론의 비판이 거셌던 또 다른 장면이다. 현 정부에서 서울 아파트 값이 53%가 올랐다는 경실련의 발표가 나온 시점이었다.

반면 정부·여당은 이 수치를 '국가 공인 통계'라며 고집하고, 집값 폭등을 지적하는 야당과 언론의 목소리는 '부풀리기'로 평가절하했다. '서울 집값 11%, 아파트 14% 상승'이라는 통계는 문 대통령에게도 그대로 보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연거푸 "부동산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배경이다.


盧정권 '부동산 트라우마'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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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약 4년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75%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94다. 이 지수는 올해 2월 현재 164.7을 기록하며 4년 동안 75.2% 올랐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부동산 상가의 모습. 2021.5.1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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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출발부터 '부동산 트라우마'를 지녔다.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기로 민심을 잃었던 기억 때문이다. 당시 정책에도 관여했었던 김수현 전 실장은 정권 초기 "참여정부 부동산 실패론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었다. 이에 작년부터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여권에선 '뭘 해도 안 된다'는 공포감이 커졌다. 한 여권 인사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상승세가 멎을 때까지는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말했다.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기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문 대통령이 "할 말이 없다"며 이례적인 수위로 사과 표명을 하게 됐다. 지난 4년 동안 밀어온 정책의 수정 외에는 답이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김진표 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은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세제 규제를 강화하다 보니 실수요 거래까지 막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라며 공급 확대 가속화, 금융규제 완화 등 정책 재검토를 예고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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