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4442억원… 전년比 15.4%↑ 2017년 2분기 후 최고실적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로의 전환을 선언한 KT가 1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미디어·콘텐츠 등 플랫폼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와 더불어 5G, 초고속 인터넷 등 기존 주력 사업의 확대 등 균형 잡힌 실적 개선의 결과다.
플랫폼·통신업 균형 성장
KT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4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2017년 2분기 이후 최대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조294억원으로 3.4% 늘었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3660억원으로 21.4% 증가했고, 매출액은 4조5745억원으로 3.3% 성장했다.
플랫폼 사업과 통신사업의 균형 성장이 두드러지는 등 그룹사 전 분야에 걸친 매출 성장으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언택트 확산으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본업인 통신업에서도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턴어라운드했다.
세부적으로는 AI·DX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하며 ‘디지코’ 성장을 주도했다. 금융·게임 등 주요 IDC 고객사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11월 오픈한 용산 IDC가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한 비대면 서비스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데이터 소비가 증가했다. 디지털 뉴딜 관련 사업 수주로 기업회선과 기업IT·솔루션을 포함한 전체 B2B사업 매출은 2.3% 성장했다. KT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는 AICC(AI컨택센터), 콜체크인, AI 로봇 등 생활 속 DX 서비스 본격화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발굴했다"고 전했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오후 진행된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표적인 DX 플랫폼 사업인 메시징 사업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작년 10월 출시한 콜체크인 사업도 가입자와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IDC 사업의 경우 용산IDC의 매출이 1분기부터 본격화되고 있고, 클라우드 사업도 신규 고객 유치를 통해 꾸준하게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전통사업인 ‘MIT’(모바일·인터넷·TV) 사업에서도 무선과 인터넷은 5G 기가와이파이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입자가 유입되며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먼저 무선 부문은 본격적인 5G 가입자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조770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1분기 말 기준 5G 누적 가입자는 440만명으로 후불 휴대폰 가입자 중 31% 비중을 차지한다.
무선 부문의 호조로 무선서비스 매출 4% 가이던스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김 CFO는 “5G가 대중화되면서 고(高) ARPU 가입자 비중이 확대되고, 여러 가지 부가서비스를 통해 추가 매출 발굴하고, 연간 매출 가이던스 4% 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지만 감소세가 크게 둔화했다. 업무용 유선전화 가입자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정액형 상품 등의 판매 호조로 매출 감소세가 안정화됐다는 평가다. 김 CFO는 “기업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늘었고, 홈전화 매출 감소세가 둔화됐으며 홈 전화 정액형 상품 판매 확대로 매출 감소세가 전년 동기 대비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초고속 인터넷은 전년과 유사한 50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IPTV 역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우량 가입자 확보, 제휴 확대를 통한 서비스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며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44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889만3000명에 달한다. 김 CFO는 “IPTV는 가입자 기반의 월 이용료뿐 아니라 홈쇼핑 송출수수료, 광고 등 플랫폼 매출도 성장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KT는 1분기 설비투자(CAPEX)로 2894억원을 집행했다. 가입자망 1497억원, 기간망 342억원, 기업통신 611억원, 기타 444억원 등이다.
디지코 도약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 가속화KT는 올해도 IT·통신사업의 역량을 키우는 한편 성장산업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 부문의 경우 IPTV 등 1200만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 1위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자신감도 거듭 표하고 있다.
KT 디지코 로드맵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콘텐츠 부문의 경우 지난 1월 KT스튜디오지니 설립에 이어, 지난 3월에는 KT가 보유한 스토리위즈와 skyTV의 지분을 KT스튜디오지니에 현물 출자하면서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디어 사업 핵심 솔루션을 공급하는 전문 기술업체 ‘알티미디어’를 인수하기도 했다.
금융사업에서도 많은 변화와 개선이 진행 중이다. K뱅크는 4월 말 기준 수신금액 12조1000억원, 고객 수 537만명을 돌파했다. 연내 추가적인 지분 투자도 계획 중이다. KT는 지난 4월 자산관리 서비스 앱 ‘뱅크샐러드’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발표하면서 향후 마이데이터 관련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KT 콘텐츠 그룹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성장했다. T커머스 및 온라인 광고 취급고 증가, 음원 유통 물량 확대 등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BC카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여행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매입액 증가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개선됐다. 반면, KT에스테이트는 분양 및 호텔 매출 감소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3% 감소했다.
김 CFO는 “KT는 ‘디지코’로의 성공적 전환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수준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그룹 전체적으로 유무선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국내 최고 수준의 ‘ABC’ 플랫폼을 필두로 미디어, 금융·커머스, B2B 사업에 집중해 디지털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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