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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정책 설명하겠다" 북한에 접촉 제안…북한 "잘 접수했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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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정책 설명하겠다" 북한에 접촉 제안…북한 "잘 접수했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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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백악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백악관.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직접 설명하기 위한 접촉을 북한에 제안했고, 북측은 이 제안을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10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북한이 미국의 접촉 제안에 응할 것인지, 접촉이 성사될 경우 미측이 북한을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로 북귀시키기 위한 유인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은 지난 주 북측에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면서 접촉을 요청했고, 북측은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접촉 요청 의사를 전달했고 북측은 실무 수준에서 이 제안을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일단 북한이 미국의 접촉 요구 의사를 접수했다고 밝혔으므로 이 제안에 응할 것인지 여부는 북한 고위급의 검토 결과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인 접근을 통해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의 정책은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추진했던 일괄타결식 접근이나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 않고 단계적 접근법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백악관이 밝힌 내용만으로는 새로운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을 당장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유인책이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의 직접 상대방인 북한에 대북정책 검토 과정과 결과를 충분히 설명한 다음 세부적인 내용을 일반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구체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이 일반에 공개될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북한에 새로운 대북정책을 설명할 기회도 없었고, 이에 따라 북한의 반응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협상 전략 측면에서도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북한 핵문제를 미국과 세계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단호한 억지를 다짐한 데 대해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 담화로 비난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 자체에 대해선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응하지 않았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3월 17일 발표한 담회에서 “미국은 2월 중순부터 뉴욕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와의 접촉을 시도해왔다”면서 “이미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지난 5일 칼럼에서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면서 북한에 접촉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미국 측 접촉 제안에 대해 북측이 실무 차원에서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면 공이 북쪽으로 넘어간 상태라고 봐야 한다. 다만 북한이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기 위한 접촉에 나선다 하더라도 곧바로 협상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제시한 새로운 접근법과 해법을 두고 북한이 검토 및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며 검토 결과 협상 테이블 복귀를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외교적으로 관여할 기회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나갈 방법이 있는지 살펴볼 기회를 잡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올 며칠, 그리고 수개월 간 북한이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는 것까지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외교에 초점을 맞춘 매우 명쾌한 정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서 “이러한 기초 위에서 관여하기를 희망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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