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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해자 외면하는 미쓰비시, 부끄럽다”

조선일보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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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해자 외면하는 미쓰비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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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아이치교육대 前 교수, 사죄·배상 촉구하는 편지 보내
나야 마사히로 전 국립 아이치교육대 교수

나야 마사히로 전 국립 아이치교육대 교수

“미쓰비시중공업과 같은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이 나는 일본인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잘못했으니 사죄하십시오.”

일본의 국립대 전직 교수가 한국 대법원 판결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에 편지를 보내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10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나야 마사히로(納谷昌宏·67) 전 국립 아이치교육대 교수는 지난달 23일 미쓰비시중공업 이즈미자와 세이지(泉澤清次) 사장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소송을 지원해 온 일본 시민단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이하 나고야소송지원회)’은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 소송에서 패소한 것을 계기로 지난 2007년부터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금요 행동’을 진행해 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금요 행동을 할 수 없게 되자 회원들을 중심으로 사죄와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엽서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미쓰비시중공업 측에 엽서 480회, 편지 19회가 전달됐다.

나고야소송지원회 회원인 나야 교수는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 보낸 이번 편지 서두에 한국 고교 역사 교과서 3종에 나고야소송지원회의 활동이 실린 것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이처럼 한국 고교생 상당수는 미쓰비시중공업이 파렴치한 전범 기업이라는 것과, 미쓰비시 측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양심적 일본인이 있다는 것을 역사 수업 시간에 배우고 있다”며 “이즈미자와 사장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독일과 폴란드의 공통 역사 교과서 탄생 과정을 설명하며 “향후 일본과 한국의 공통 역사 교과서가 탄생했을 때 ‘사죄와 배상을 거부하는 미쓰비시중공업, 파렴치한 전범 기업’이라고 기술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쪼록 (미쓰비시는)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라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한다. 제 진심 어린 소원”이라고 글을 맺었다.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5명(유족 1명 포함)은 지난 2012년 10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 지난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법원은 피해자 등에게 1인당 1억~1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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